‘조건부 사장’ 임명…‘눈치 협치’로 후퇴
‘조건부 사장’ 임명…‘눈치 협치’로 후퇴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4.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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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지사 진퇴양난 딜레마 속 결국 낙점으로 선회
“인사청문회 유지 열 번 낙마 시켜도 감수” 피력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이성구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예정자에 대한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임명을 강행했다.

원희룡 지사가 민선 6기 도정 전반에 걸쳐 ‘협치’를 내세우면서도 이번 인사를 통해 논란을 자초한 형국이어서 결정을 내린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고심에 고심

원 지사의 결정은 지난 27일 진행된 이성구 예정자에 대한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 인사 청문 결과를 보고 이틀 동안 고심 끝에 내린 것이다.

원 지사도 29일 회견에서 이 예정자가 도의회 인사 청문에서 한 발언들이 적절치 못한데다 이로 인한 반대 여론도 잇따라 결정이 쉽지 않았다며 “(이 예정자가)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가 뒤섞여 나온 것은 책임 있는 기관장으로서 적절하게 일처리를 할 것이냐에 대한 염려를 하게 했다”고 말했다.

또 “인사 청문을 지켜보고 의회나 여러 분야에서 지적하는 부분을 심각하게 받아들였고 ‘재공모’냐 ‘조건부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느냐를 두고 심각하게 고민했다”며 “두 가지 모두 장단점이 있어 진퇴양난의 딜레마였다”고 이야기했다.

▲원 지사의 고민과 다른 이유는?

원 지사는 이날 회견에서 이 예정자를 사장으로 임명하는데 있어 내부적인 다른 요인도 있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나도 모르는 상태에서 내정설이 돌아다닌다”, “내가 제주도 실정에 대해 모르는 점이 많아서 문제가 생기고 있는 것이라면 빠른 시간 내에 해결해야 한다”는 등의 말로 현재 인사 시스템에 대한 답답함을 강조했다.

때문에 이 예정자의 임명과 관련 “내부적으로 매우 엄한 원인 파악과 질책이 있었다”며 “이 부분 때문에 이렇게 해도 아프고 저렇게 해도 아픈 결정이었다”고 토로했다.

▲공모 후 인사 청문 어떻게

제주도는 원 지사가 취임 이후 협치의 개념과 권한을 나눈다는 취지에서 인사 청문을 하고 있어 오히려 발목이 잡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원 지사는 그러나 현재 공모를 통해 정해진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 청문은 유지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원 지사는 “인사 청문회를 도입한 이상 100% 통과는 포기했고 1/3 탈락을 각오하고 있다”며 “앞으로 제주도에서 기관장 인사 청문을 안 해봤기 때문에 줄줄이 낙마하면 부담되는 게 아니냐는 부담을 의회가 갖겠지만 열 번 낙마시켜도 감수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다만 “이번은 감수하고 만약 내년부터 하게 되는 분들은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해 추후 공모에 있어서는 지금과 달라질 수 있음을 내비쳤다. [제주매일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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