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게 접은 하키선수의 꿈,
후배들 키워 활짝 펼쳐야죠"
"아쉽게 접은 하키선수의 꿈,
후배들 키워 활짝 펼쳐야죠"
  • 특별취재팀
  • 승인 2014.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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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전국소년체전 참가 제주일중 하키팀 선수들
30년만에 중년돼 만나 초·중·고 연계팀 신설에 한 힘
▲ 지난 29일 제주국제대 하키장에서 만난 제주일중 하키부 출신 홍진원(왼쪽), 홍종우(오른쪽)씨와 가운데 제주국제대 신동윤 감독. 문정임 기자

"저희가 아쉽게 꿈을 접어서일까요? 일반인으로 살아온 지 30년이 넘었는데도 후배들을 위한 일이라면 발벗고 나서고 싶어요"

1984년 제주에서 열린 제13회 전국 소년체전에 제주제일중학교 하키팀 선수로 출전했던 이들이 후배 육성에 팔을 걷어부쳐 화제가 되고 있다.

선수로 활약했던 것은 중학교 시절 벌써 30년도 더 된 이야기. 당시 체전에서는 예선 탈락후 팀까지 해체되며 각자 다른 길을 걷는 중년이 됐는데, 얼마전 제주국제대학교에 도내 유일의 하키팀이 생겼다는 말을 듣고 다시 모였다.

먼저 손을 건넨 것은 제주국제대 하키부 신동윤 감독이었다. 어엿한 국제공인 하키경기장을 갖춘 제주에서 어린 하키선수 꿈나무들을 키워내고 싶은데 이주민인 그로서는 당췌 제주에 연고가 없었다. 그 무렵 오래전 제주에 하키팀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수소문끝에 당시 선수들을 만날 수 있었다. 

다시 모인 이들의 목적은 단 하나. 제주국제대로 진학할 초중고 연계팀을 신설해 제주에서 제대로 된 하키 선수를 키워보자는 것.

먼저 시설 정비가 시작됐다. 경기장이 만들어졌으니 이제 손님만 오면되는데 주변 도로포장이 엉망이었다. 선배들이 다리를 놓고 동토종합건설 강구원 대표와 송승천 웅진건설 대표 등의 도움을 받아 하키장 진입로 포장을 완료하고 본부석과 스탠드 등 주변 인프라를 급한대로 정비했다. 최근에는 이석문 교육감을 만나 초중고 하키팀 신설에 대한 구상을 전하기도 했다.

전국체전 열기가 막 뜨겁게 달아오르던 지난 29일에도 30년전 제주제일중 하키 선수로 활약했던 홍종우(44), 홍진원(43)씨는 제주국제대 하키장에서 후배선수단 경기 응원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신동윤 제주국제대 하키부 감독도 함께였다.

"중학시절 3년만에 팀이 해체되면서 저희들의 꿈도 거기서 멈췄어요. 당시 하키팀은 제주에서 소년체전이 개최되면서 급조된 팀이었던 셈인데 저희들의 가슴은 이미 하키에 빠져버린 뒤였죠. 그래서 일까요? 일반인으로 살아온 지 30년이 넘었는데도 하키에 관한 일이라면 발벗고 나서고 싶어요"

한국 하키 역사 60년, 제주의 제대로된 하키 역사는 제주국제대에 남자 하키부가 창설된 이후 이제 고작 3년차다. 30년전 못 다 이룬 꿈을 가슴에 안고 살아왔던 선배 선수들은 2014년 후배들의 경기모습을 바라보며, 이제 제주에도 본격적인 하키의 역사가 시작되고 있다는 사실에 흥분을 감추지 못 했다.[제주매일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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