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비용으로 큰 결과 ‘넛지효과’
적은 비용으로 큰 결과 ‘넛지효과’
  • 제주매일
  • 승인 201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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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제주영농조합법인 대표 문근식
넛지(nudge)란 사람들이 똑똑한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는 힘을 말한다. 우연히 책꽂이를 보다 몇 년전 선물을 받았던 ‘넛지’라는 책을 발견했다. 두껍고, 글씨도 작고, 내게는 좀 어려운 책이었지만 그래도 나름 재미있게 읽은 책 중의 하나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넛지의 사례를 보면 공감을 하리라 생각해서 몇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공항 남자 화장실은 소변이 튀지 않는 변기로 유명하다. 스티커 파리 한 마리 덕분이다. 하얀 변기 아래쪽 까만 파리를 겨냥하며 소변을 볼 때 남자들의 집중력은 놀라울 정도로 높아졌다. 백약무효의 고질을 단숨에 고쳤다. 변기 밖으로 튀는 소변 양은 80%나 줄었다.   

자동차회사 폴크스바겐은 캠페인의 일환으로 스웨덴 스톡홀름시 지하 계단 한 곳을 건반처럼 만들었다. 밟으면 재미있게도 피아노 소리가 났다. 계단 이용률은 평상시보다 66%나 늘었다. 계단의 흥미가 에스컬레이터의 일시적 편안함을 앞질렀다.  

이처럼 큰 비용을 들이지 않으면서도 사람들에게 스스로 원하는 방향으로 선택하게 만든 것이다. ‘넛지효과’가 주목받는 이유는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특성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과속으로 교통사고 발생률이 높은 도로에 “미인 많음, 서행하세요”라는 표지판을 달아 교통사고 발생률을 절반 이상 낮췄다. 또한, 급식 식당에서는 “정크푸드를 먹지 말라”고 금지하는 것보다 몸에 좋은 과일을 눈에 띄는 위치에 배치해 정크푸드의 소비량을 줄이고, 과일의 소비량을 늘렸다.  

국내 사례로는 영등포구청에서 쓰레기 무단투기 장소에 “이곳에 쓰레기를 버리지 마시오”라는 경고문 부착으로는 해결되지 않자 꽃 담장을 설치해 자연스럽게 쓰레기무단투기를 없앴다.

한 사회학자는 “때론 강요나 금지, 보상과 같은 인위적인 제재보다 넛지효과 같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은 변화가 더 큰 효과를 가져온다”며 “나비 한 마리의 날갯짓이 커다란 허리케인을 몰고 오듯 작은 개입을 통해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시청 공보실도 넛지를 도입했다. 바로 ‘제주시SNS서포터즈’다. 2013년부터 시작했으니 지금까지 2년째 운영 중이다. 아직 걸음마 단계이나 벌써 걷고, 뛸 준비를 한다고도 한다. 

공무원들이 제주시를 알리는 데는 한계성을 갖는다. 그래서 일반 시민들중에서 SNS를 잘 활용하는 사람들을 공개 모집했고, 그들을 서포터즈라는 자격을 줘서 일반 시민들이 느끼지 못하지만 자연스럽게 제주시를 알리는데 많은 활동들을 하고 있다.  

서포터즈들은 제주시의 축제나 행사를 알리고, 후기를 SNS에 남김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열린 제주시’책자에 고정 페이지를 할애해 서포터즈 스스로 적극적 참여를 독려하기도 한다.  
제주시의 축제가 있을 때마다 카메라로 생생한 현장을 찍고, 포스팅하는 서포터즈들, 그리곤 포스팅한 내용들을 정리해 ‘열린 제주시’ 책자에 자신들의 글을 기고도 한다.  

서포터즈들에게 제주시가 제공하는 것은 “당신들은 제주시SNS서포터즈입니다”라는 문구가 고작임에도 불구하고 서포터즈들은 열정이 넘쳐흐른다. 한마디로 손안대고 코를 푸는 형식이다.  

누구의 머리에서 나왔는지는 모르지만, 드러나지 않게 조금씩 시민들의 감성을 건드리는 것이다. 필자 또한 ‘제주시SNS서포터즈’의 단원이다. 그러하기에 이렇게 신문지면을 이용해서 제주시를 홍보하는 것이다. 얼마나 효율적인가.

또한, 제주시는 주민주도형 소통공간인 ‘SNS 소통센터’도 구상중이라고 한다. SNS가 온라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으로까지 영역을 넓힌다고 한다.  

관주도의 홍보보다는 자연스러움을 표방한 홍보방식이다. 그래서 제주시청 공보실을 칭찬하고자 한다. ‘열린 제주시 발간100호’를 앞두고 진심으로 축하한다.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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