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센병 환자들과 같이 생활하다보니 내가 한센병에 대해서 오해하고 있는 것이 많았다.
11년동안 소록도 병원에서 근무하고 계신 한 분은 한센병 환자들과 악수도 하고 밥도 같이 먹고 늘 함께 생활하는데도 전염이 안되고 있으며, 11년동안 전염된 사례는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4호에서는 한센병을 제3군 전염병에 포함시키고 있다. 법률은 한센병의 전염 통계치 등을 전혀 반영을 하지 않고, 시행하고 있는 것이므로 법 개정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소록도에 외부인 출입이 자유로워지면서 소록도가 많이 개방이 된 것 같이 비춰지지만, 아직 소록도에 사는 한센병 환자들에게 소록도를 건너 누릴 수 있는 사회생활이란 없다. 이를 위해 정부는 한센병 환자들의 사회복귀를 독려할 수 있는 일자리 지원, 사회복지 혜택을 늘려야 한다.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에서 한센병 환자들은 배를 타고 정식으로 육지로 나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헤엄을 치고 목숨을 걸며 도망나오듯이 육지를 탈출하려 한다. 이런 모순적인 행동을 했던 것은 이들이 환자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 섬을 나가고 싶었던 것이고, 진정한 생으로 복귀하고 싶은 욕망의 표출을 한 것이었다.
이들도 우리와 똑같이 자유를 염원하며, 사회에서 인연을 맺고 살아가고 싶은 사회적 인간임을 잊지 않는다면, 정부는 세부적인 정책 지원을 보다 적극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고, 외부에서 찾아온 봉사자들도 진정성을 가지고 봉사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소록도가 당신들의 천국이 아닌, 이해와 공존이 있는 우리들 모두의 천국이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염원해 본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