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도매시장 평균경락가 9300원…전날比 2200원 폭락
상품 둔갑한 비상품 출하 여전…밀어내기 홍수 출하 등 문제
상품 둔갑한 비상품 출하 여전…밀어내기 홍수 출하 등 문제

올해산 노지감귤 경락가가 곤두박질치면서 ‘심리적 마지노선’인 1만원이 무너졌다.
계속되는 가격하락에도 불구하고 비상품 출하와 ‘밀어내기식’ 출하물량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큰 폭으로 가격이 떨어졌다.
21일 제주도감귤출하연합회와 제주농협 등에 따르면 이날 서울 가락동공판장을 비롯해 전국 9개 공영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노지감귤 평균 경락가는 10㎏ 상자당 9300원에 그쳤다. 전날에 비해 무려 2200원이나 하락했다.
대구 북부 도매시장과 인천 구월동 도매시장은 경락가가 8000원대로 주저앉았다.
지난달 중순 노지감귤 출하가 시작된 후 평균 경락가로는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미 도매시장에 반입된 물량이 많은 상태에서 이날도 경매물량이 넘치면서 가격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최근 들어 하루 출하량은 공식적으로 2000t을 웃돌고 있다. 지난주 중반까지는 1000t대에 머물렀으나 지난 18일 2404t, 19일 2165t, 20일 2050t 등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제주도와 출하연합회, 농협 등이 가격지지를 위해 출하량 조절에 나서기로 결의했지만 실제 유통과정에서는 ‘약발’이 전혀 들지 않고 있다.
가격 하락에는 비상품 출하가 극성을 부리는 것도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비상품인 1번과를 버젓이 2번과와 섞어 출하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바람에 긁힌 ‘풍상과’와 ‘사비’가 심한 저급품도 무더기 출하돼 경매에 참가한 중도매인들이 구매를 꺼리는 상황까지 빚어지고 있다. 경락가 역시 2000원까지 떨어지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 당국이 ‘특별단속 150일 계획’을 마련해 도내 선과장과 대도시 도매시장을 대상으로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이를 비웃듯 비상품 출하가 판을 친다는 얘기다.
서울 가락동 공판장의 한 경매인은 “산지에서 비상품 단속이 이뤄지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상품성이 형편없다”면서 “이런 분위기가 반전되지 않을 경우 올해 노지감귤 시장은 회복을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서울 가락동 공판장을 찾은 제주도농업인단체협의회 고문삼 회장은 “충격요법이 필요한 시점이다. 맛도, 외관도 수준 이하인 감귤을 소비자들이 외면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저급품이 시장에 진입할 수 없도록 가공용 의무물량제 도입 등 특단의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제주매일 신정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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