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아이들을 깨워라”
“잠자는 아이들을 깨워라”
  • 문정임 기자
  • 승인 2014.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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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월고, 정규 교과시간에 조리·바리스타 수업 진행
매점 운영, 전체조회도 학생주도로 전환
▲ 애월고가 지난 16일부터 정규 수업시간에 바리스타와 조리 등 특별 프로그램을 배우는 '창송 마중물 대안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수업시간에 잠자는 학생들을 깨우는 일은 다소 우습지만, 엄연한 제주교육의 과제다.

최근 이석문 교육감과 학교장간 토론회에서 "아이들을 깨우지 않는 한 어떤 뛰어난 교육정책도 소용 없을 것"이라고 한 어느 고교 교장의 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공부에 취미가 적음에도 대학 진학을 목표로 국·영·수 주요 교과목을 공부해야 하는 시외 인문계고에서 이런 고민이 더욱 깊다.

애월고등학교(교장 김순관)가 지난 16일부터 수업 부적응 학생 중 희망학생을 대상으로 오후 정규시간에 조리 및 바리스타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오는 12월 5일까지 50일간 매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자신의 길을 찾는 이른 바 '창송(蒼松) 마중물 대안교실'을 운영한다.

지난해 학교 밖에서 대안교실을 처음 연 데 이어 올해는 한국조리제과직업전문학교와 업무 협약을 통해 관련 프로그램을 학교 안으로 끌어들였다. 수업시간도 방과 후에서 정규 수업시간으로 변경했다. 재미없는 과목을 공부하느라 수업시간 내내 잠을 잘 바에는 원하는 프로그램을 배우자는 일종의 '고육지책'인 셈이다.

학생들의 반응은 좋다. 34명의 학생들이 지루한 수업 대신 평소 관심이 있던 음식과 커피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국가기술자격 기능사 취득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도 생겼다. 학교갈 이유가 생겼고, 생활이 재미있어졌다.

이외에도 애월고는 일명 '학생 잠 깨우기 프로젝트'를 위해 학교 매점을 학생들이 운영하고 전체 조회를 학생 주관으로 진행하는 등 다채로운 학생자치활동을 통해 학생들에게 학교생활의 재미를 찾아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순관 교장은 "처음 학교에 왔을 때 목표의식이 없는 학생들을 보며 동기를 심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장 먼저 하게 됐다"며 "정규 수업과정에는 처음 마련되는 대안교실이 학생들이 꿈을 찾아가는 새로운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제주매일 문정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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