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금문현 면세특구 급부상
제주 미래지향적 대책 바람직
중국은 해외여행에 연 1020억 달러를 소비하는 여행대국으로 부상했다. 이들 중국 수요를 끌어들이기 위해 각국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멀리서는 프랑스가 비자 발급시간을 단축시켰고 가깝게는 태국이 비자수수료 면제라는 당근책을 제시하면서 무비자정책도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인접해 있는 대만은 두말할 나위 없다.
제주는 이제 중국인 관광객이 없어서는 안 될 주요 손님으로 자리했다. 이에 따라 본지는 2회에 걸쳐 해외 시장상황을 짚어보고 중국 쇼핑수요를 끌어들여 외화창출과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제주는 지난해 관광객 1000만명을 유치, ‘메가투어리즘’ 시대를 연 데 이어 올해에는 일찌감치 1000만 고지에 올랐다. 이는 중국인 관광객 수요 급증에 따른 효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세계 각국에서 중국 수요를 끌어들이기 위한 움직임이 상당, 제주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제주는 일단 지난해 10월 시행된 여유법 파고는 넘어섰다. 당시 중국 정부는 표면적으로 ‘싸구려 해외관광’에서 자국민을 보호한다는 명목하에 여유법을 시행했지만 해외 쇼핑으로 인한 ‘국부(國富) 유출’을 막고 자국 내 여행을 활성화하려는 속내가 숨어 있었다.
법이 시행되면서 한국행 여행상품 가격은 일시적으로 크게 뛰었다. 하지만 여유법 약효는 얼마가지 않았고 관광업계는 일단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중국 최대 휴양지인 하이난에 세계 최대의 면세점이 지난 9월 문을 열면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국제쇼핑센터의 영업면적은 약 7만㎡, 이 가운데 면세점만 4만 5000㎡ 규모를 자랑한다. 여기에 쇼핑센터에는 고급 호텔과 오락시설도 갖춰 중국 국내관광객뿐만 아니라 해외관광객들에게도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당장 제주 등 국내 영향은 없겠지만 중국인 관광객의 여행 주목적이 ‘쇼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대만 정부 역시 중국과 인접한 금문도에 면세점을 유치, 중국 수요를 끌어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금문도는 중국 푸젠성 샤먼시 동쪽, 대만 해협에 위치한 섬이다. 중국과의 거리가 1.8㎞에 불과하고 대만 본토와는 200㎞나 떨어져 있어 중국 영토로 오해하기 쉽다.
특히 금문현 자치정부는 반공요새였던 점을 활용해 중국 관광객을 타깃으로 지하 대피소 등 볼거리와 함께 면세사업을 육성하며 관광명소로 부상시키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총 면적 1만1271㎡의 에버리치 면세점이 오픈한데 이어 올해 말에는 듀프리 면세점이 문을 열 예정이다.
대형 면세점 입점 이후 홍콩보다 물건이 더 싸더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올 들어 현재까지 금문도를 찾은 관광객만 116만명에 이른다. 지난해 관광객 97만명을 이미 넘어섰다.
이는 금문현 자치정부의 토지임대(50년 임대)료 할인, 대출 특전, 면세관광 효과에 대한 인센티브 지원 등 적극적인 유치에 나선 성과라는 게 장 부국장의 설명이다.
조혜균 에버리치 면세점 매니저는 “공식 오픈 이후 인지도가 상승하면서 매월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주요 타깃은 중국 고객이며 현지인을 위해서는 국산품에 한해 세금을 낮추고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한편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며 지역 주민과의 공동번영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여행수요를 놓고 중국의 수성전과 각국의 치열한 유치전이 향후 제주 외래시장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지 귀추가 주목된다. [제주매일 진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