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경우 화장품 기업 증가율과 8000여종의 지역 생물자원을 근간으로 한 천연원료 개발은 국내 최고이나 ‘천연화장품의 메카’ 제주 위상에 걸맞은 그럴듯한 홍보와 마케팅의 장이 없었기 때문이다.
산업전은 제주의 청정자원을 이용한 천연화장품에 대한 국내외 업계의 높은 관심과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확인함으로써 매우 성공적이었다. 국내 천연화장품의 대표브랜드인 더페이스샵·비욘드·더샘·네이처리퍼블릭 등이 참여했다. 도내에선 이미 국내외에서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 파라제주·블루허그·어반파머스·스킨큐어 등 40여개 화장품기업들이 참가, 할인판매와 뷰티이벤트 등을 제공했다.
국내 대형유통망을 가진 대기업은 물론 중국·홍콩·태국 등 해외 바이어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특히 이번 산업대전은 화장품이 단순히 바르기만 하는 수준을 넘어 먹고 입는 차원으로까지 진일보한 기술력을 보여주는 자리이기도 했다.
제주천연향장산업대전 준비과정에서 새로운 발견이 있었다. 그것은 국내 대기업들이 제주의 천연자원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높다는 사실이었다. 온난한 기후 덕에 주변에 지천으로 깔린 흔하디흔한 식물들과 제주의 물이 화장품의 핵심 자원으로 여겨지고 있음을 알게 됐다. 화장품산업이야말로 제주가 경쟁력을 가진, 그것도 고부가가치성 산업임을 확신하게 됐다. 그 때문인지 불과 수년 사이에 화장품 원료나 제품 생산기업이 70여개로 늘었고, 아예 본사나 연구소를 제주도로 이전하고 공장을 신축하는 등 더욱 적극적인 기업들도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적인 관광지 제주의 연간 방문객은 1000만명을 웃돌고 있다. 그리고 최대 고객은 중국인들이다. 지난해 230만명의 중화권 관광객들이 제주를 다녀갔다. 올해도 중국인이 대부분인 중화권 관광객은 꾸준히 증가, 30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중국인들의 구매력 또한 폭발적이나 경제적 효과가 우리 지역에 골고루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면세점을 비롯한 몇몇 시설이나 브랜드들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이를 극복할 ‘그 무엇’을 보다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만들어 내야 할 시점이다.
지난날 해외여행이 자유화되자 우리 국민들이 가까운 일본을 가장 많이 왕래하면서 반드시 ‘코끼리밥솥’을 사들고 오는 것이 유행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 한국을 찾는 중국인들은 한국의 화장품·의류·패션 소품을 선호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중국인들의 성향을 감안, 한국에서만, 그것도 제주에서만 사거나 경험해볼 수 있는 그 무엇을 만들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제주천연향장산업대전’은 메가투어리즘 시대를 맞이한 제주도에서 중국인들을 위한 ‘코끼리밥솥’ 창조를 목적으로 기획됐다. 그것은 바로 자연과 사람이 키우고 가공하여 만들어낸 제주천연화장품이다. 이번 산업대전을 통해 제주의 천연화장품이 제주를 방문하면 반드시 사가지고 가야 하는 대표 기념품으로, 제주의 천연화장품 등을 활용한 뷰티서비스는 필수 방문코스로서 성장해나갈 수 있으리란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제는 실천이다. 업체의 노력은 기본이고 행정의 지원이 절대적이다. 제주화장품산업을 통해 융복합형 6차산업의 대표 모델도 가능하다 여겨진다. 지역민들과 더불어 화장품 원료가 되는 생물을 생산하는 농수축산업과 이를 제품화하는 제조업, 제품을 바르고 먹고 관리하는 뷰티서비스업 뿐만 아니라 재배와 생산이 이루어지는 마을에 머무르며 먹고 자고 휴식을 취하고 즐기는 진정한 휴양관광명소로까지 발전시켜 나가는 꿈이 현실로 다가올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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