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도 환영 입장 발표
일방적 통보에 道 등 혼란

제주도는 19일 보도 자료를 통해 대한승마협회가 제주대승마경기장의 시설 미비 등을 이유로 전국체전 개최지와 아무런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내륙 개최 알리면서 제주도는 물론 전국체전 승마경기에 참가하는 선수와 임원들에게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그러면서 그동안 대한승마협회가 승마경기장 공·승인을 위해 두 차례 현장 점검을 실시했으며, 이 과정에서 지적된 사항은 시설주체인 제주대학교가 모두 보완, 대회 개최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한승마협회는 지난 15일 자신들의 홈페이지를 통해 “제95회 전국체육대회 승마 경기는 내륙에서 개최됨을 알려 드리며 장소는 확정되는 즉시 공지 하겠다”고 했다.
승마협회는 그동안 제주대 승마장을 방문한 결과 경기장 바닥의 물 빠짐 문제와 마사 부족, 안전 펜스 문제 등을 문제 삼으며 제주개최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승마협회 발표 직후 전국승마선수협의회도 기다려다는 듯이 환영의 입장을 발표했다.
승마선수협은 지난 18일 대한승마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제주도의 경기장 시설 미흡과 마필운송 등의 문제로 대한승마협회에 마필보호와 경기력 향상 차원에서 전국체전 참가선수 78명이 서면 결의로 도움을 청했다”면서 “17일 자로 내륙 개최가 확정됨을 환영 한다”는 글을 게시했다.
승마선수협은 한술 더 떠 “선수협의회 일동은 내륙에서의 개최도 더욱 완벽한 경기장 시설이 갖춰진 인천아시아경기대회가 열렸던 드림파크 승마경기장에서 개최 될 것을 희망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앞서 진행된 실사 결과와 상반된 것이다.
앞서 제주도승마협회는 지난 8월 25일 전국 시도지부 회장단을 공식 초청, 경기장 실사를 마친 결과 전국체전을 치르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일부 시·도 승마협회는 말 수송비 지원 등 상식에서 벗어난 무리한 요구로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대한체육회 마저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이번 사태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승마협회의 내륙 개최 결정에 대한체육회는 ‘경기단체의 입장을 존중해 줘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에 대해 도내 체육계 관계자는 “통상 경기장 변경 등의 결정은 불가피한 사유로 개최지에서 경기를 치를 수 없을 때 개최지의 요청에 의해 진행되는 것”이라며 “대한체육회의 이 같은 입장은 승마협회를 대변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난했다.
제주도체육회 관계자는 “대회가 코앞인데 이런 일이 터져 당혹스럽다”면서도 “일단 대한승마협회에 임시대의원총회 소집, 전국 시·도 협회의 의견을 듣고 결정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대한승마협회와 선수협회의 주장은 서울·인천·부산 등 일부 대도시 지역 협회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체전 참가에 긍정적인 시·도도 있는 만큼, 이들의 억지 주장이 계속될 경우 승마종목은 ‘반쪽 짜리’ 경기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제주매일 박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