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이순(耳順)을 앞둔 그는 '은퇴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그는 은퇴를 한 뒤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에 빠졌다.
고민 끝에 얻은 결론은 '배낭여행'. 배낭여행은 그가 젊었을 때부터 꿔왔던 꿈이다.
그렇다면 배낭여행은 어디로 갈까…. 도보여행가 김남희의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여행'이라는 책을 읽은 그는 주저 없이 첫 도보여행 코스로 스페인의 산티아고로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때 지은이의 나이는 63세였다.
주변에서의 만류도 있었지만, 그는 산티아고 길을 3번이나 걷고, 대한민국을 포함해 유럽 10개국을 7년 동안 혼자 다녔다. 그가 걸었던 길은 어림잡아 1만4000여 KM로, 서울과 부산을 34번 걸은 셈이다.
책에는 운치 있는 문장이나 화려한 미사어구가 담기진 않았지만, 여행지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빼놓지 않았다. 난관을 딛고 꿈을 이룬 그의 여행기는 독자의 마음 한편에 따뜻한 파장을 일으키기 충분하다.
그는 "걷기를 시작하고 나서 매일매일 수많은 경험을 하게 됐다"며 "이젠 언제 죽더라도 후회 없는 삶을 사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또 "용기만 있다면 누구든 걸을 수 있다"며 "여행은 꿈꾸는 게 아니라 실행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1947년 제주에서 태어난 그는 제주중앙고와 해군사관학교(25기)를 졸업하고 해군중령으로 예편했다. 그 후 도내 중견기업에서 전문경영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책은 행복에너지에서 펴냈다. 값=1만8000원.
[제주매일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