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유통업 성공 '나눔경영'
모교장학금 등 기부도 '부창부수'
귀향 후 유통업에 뛰어들어 ‘인생 2막’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나눔 실천에 앞장서는 부부가 있다.
진영마트 양인준(55) 회장과 강은희(49)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 부부는 도내 첫 부부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다.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고액기부자 클럽인 아너소사이어티 3·7호 회원으로 각각 가입, 꾸준한 나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양 회장과 강 대표는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 제주로 내려와 1995년 진영마트 용담점 설립을 시작으로 유통업에 발을 들였다. 이전에 양 회장은 대기업(효성그룹) 영업부에서 근무했고, 강 대표는 중등학교 국어교사였다. 낯선 분야인 마트 경영이 처음엔 순탄치 않았다.
진영마트 설립 후 1년 만에 대형마트(이마트) 도내 진출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강 대표는 “당시 직원들 월급을 못 줘 대출을 받아야 할 정도로 어려웠다.
그럴 때면 ‘왜 했나’하는 후회도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성실함과 억척스러움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강 대표는 “둘이 연중 하루도 쉬지 않고, 카운터·주방·경리 일에 아이는 카운터 밑에서 키우는 등 그야말로 마트 경영에 ‘올인’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진영마트는 대형마트의 공세 속에서도 외도점(2000년)·서사라점(2005년)을 여는 등 지역에 뿌리를 내려 성장하고 있다. 거래처를 배려한 결재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싸게 사고 싸게 파는’ 전략이 주효했다.
사업이 안정되면서 이들 부부는 수익금의 사회 환원 차원서 ‘나눔 경영’에 눈을 돌렸다. 이들은 공동모금회의 ‘착한가게’를 통한 정기후원을 비롯해 모교(오현고·중앙여고) 장학금 및 제주대 발전기금 지원 등 도움이 필요한 곳곳마다 온정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양 회장의 아너소사이어티 가입은 2012년 부친상 때 받은 부의금 2000만원을 “불우노인들의 투병 지원에 써 달라”며 공동모금회에 지정기탁 한 것이 계기됐다. 그는 이듬해 부인에게도 아너소사이어티 가입을 권유했다. 강 대표는 “처음엔 기부하는 것이 쑥쓰럽고, 너무 나선다는 주위의 시각도 두려워 굉장히 조심스러웠다”며 “하지만 시작하고 나니까 ‘나눔의 기쁨’ 알아 행복하다”고 했다.
“나누면 내 것이 적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많은 걸 받는 것 같다”며 “나 자신이 아이들이나 누구에게든 떳떳하고, 긍정적인 자아감이 올라가는 점이 무엇보다 좋다”고 속내를 말했다.
그는 나눔문화 확산 방안에 대해서 “나누면 받은 사람이 또 누군가에 베풀고 하면서 사회가 훨씬 따뜻해 진다”며 “고액 기부도 좋지만 소액이지만 여러 사람이 지속적으로 기부를 실천하는 ‘선진국형 나눔문화’가 사회에 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인생 3막’은 ‘행복나눔재단’을 만들어 주위의 고단한 사람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나타냈다.[제주매일 한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