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정비·원스톱지원센터 확대 설치 등 시급
제주에서 여성에 대한 각종 폭력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정작 피해자에 대한 지원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성 폭력 피해자에 대한 지원 실적이 저조한 데다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 조차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14일 제주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8월 말까지 도내에서 발생한 성폭력 범죄는 모두 239건이다. 또 같은 기간 가정폭력으로 인한 피해 건수는 무려 1696건에 달했다.
현행 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가정폭력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는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여성 폭력 피해자에 대해 신체적·정신적 치료비 등을 지원하도록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여성 폭력 피해자에 대한 치료·회복 프로그램을 통해 피해자들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여성 폭력 피해자에 대한 제주도의 지원이 미미한 데다 지원 시스템 마저 미흡하다 보니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여성 폭력 피해자에 대한 지원 실적을 보면 제주시 92건, 서귀포시 2건 등 모두 94건으로, 성폭력 범죄 건수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 수준이다.
게다가 제주시는 한라병원·제주대병원·예나산부인과·제주의료원을, 서귀포시는 서귀포의료원을 각각 전담 의료기관으로 지정하고 있지만 원스톱지원서비스는 한라병원에서만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여성 폭력 피해자인 경우 정신과 치료가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이 역시 현재는 한라병원에서만 지원되고 있어 산남 지역 피해자들이 제주시 지역까지 와야 하는 등 적잖은 불편을 겪고 있다.
때문에 여성 폭력 피해자를 위한 지원 시스템 정비는 물론 원스톱지원센터 확대 설치 등 대책 마련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도내 여성단체 관계자는 이와 관련, “법률로 정해진 여성 폭력 피해자에 대한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피해자들이 실질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이 모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매일 김동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