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브랜드 경영 시대라고들 한다. 하지만 대부분 브랜드를 기업이나 제품의 가치를 높여주는 수단 정도로만 알고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브랜드에 관한 책이나 글들을 읽어보면 그럴듯하긴 한데, 대부분 단편적인 이론이나 현상을 그려내는 수준이고, 사실 그 내용이 너무 다양해서 쉽게 손에 잡히지 않는다. 학문이 일천한 탓도 있지만, 필자에게는 고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데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브랜드 전략 전문가인 김성제 박사의 ‘현대브랜드 경영 전략’은 단숨에 필자의 고민을 해결해 주었다. 브랜드에 관한 지식과 마인드를 꽤 향상시켜주었다. 사람마다 맞는 책이 있다는 말을 확인한 셈이다.

며칠 전 제주특별자치도소상공인연합회 주최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경쟁력 제고방안’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했다. 필자는 과감하게 김 박사의 브랜드 전략 기법을 총동원해 ‘제주 골목상권·전통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신이 속한 상권시장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전략의 모색을 주문했다. 김 박사의 브랜드전략 프로세스에 포함된 브랜드플랫폼전략, 브랜드아이덴티티전략, 브랜드매니저먼트전략, 브랜드IMC전략, 브랜드확장전략과 이에 따른 기대효과를 소개하고, 행정은 예산을 확보하고 상권·시장은 고민을 시작하는 역할 분담을 강조했다.

그리고 가장 쉬운 브랜드전략으로, 자신의 상권·시장의 비전과 미션, 핵심역량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에서부터 소속 상인들의 합심, 아이덴티티 요소를 발굴하여 이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 스토리텔링,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정보전달, 브랜드관리를 위한 리더의 역할 등을 발표했다. 필자의 색다른 도전을 가상히 여겼는지 토론자나 참석자들이 호응해주어 여간 다행스럽지 않다. 차제에 골목상권·전통시장들이 브랜드가치를 높이는 사업을 전개하려고 할 때 행·재정적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함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이왕 브랜드에 대한 글을 쓰고 있는 김에, 제주에서 브랜드 전략이 가장 필요한 제주삼다수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하고, 제언을 드리고자 한다. 제주삼다수는 글로벌 생수 브랜드를 비전으로 삼고 있다. 아시다시피 국내에선 최고의 생수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7월 제주삼다수 마스터스대회는 제주삼다수의 역량을 보여준 성공적인 브랜드 전략이었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브랜드경영을 통해 연간 90만t을 세계 157개국에 수출하는 에비앙을 롤모델로 한다면, 몇 가지 검토 및 개선이 필요하다.

첫째, 브랜드비전은 있으나 브랜드선언이나 브랜드약속이 안되어 플랫폼전략이 미흡한 실정이다.

둘째, 브랜드 아이덴티티 요소 중 네임이 가장 중요한데, 삼다수와 한라수라는 이중 구조로 원소스-원브랜드에 위배돼 시너지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으므로, 브랜드가치를 훼손시키고 있지 않은지를 분석하고, 시정할 것이 있으면 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휘오제주V워터와 같은 상품에는 네임 구조화전략이 필요하며, 기업명(제주개발공사)과 상품명(제주삼다수)을 동일하게 하는 것도 검토 대상이다.

셋째, 브랜드 매니저먼트가 되려면 능력 있는 브랜드 전문가 영입 등 조직 구성이 필요하다.

넷째, 브랜드 IMC전략으로는 국내보다도 해외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다섯째, 브랜드 확장전략으로 에비앙이 워터 스프레이 화장수를 만들어 성공을 거두고 있듯이 제주삼다수도 시너지효과를 거두기 위한 브랜드 확장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제스피 맥주에 제주삼다수 브랜드를 붙이지 않고서는 진정한 의미의 브랜드 확장이 아니다.

국내 최고의 생수 브랜드가치를 지켜나가고, 에비앙처럼 글로벌브랜드로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제주삼다수의 브랜드 경영체계 구축을 위한 연구 등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제주삼다수의 세계화를 위한 글로벌 브랜드전략을 제대로 구사할 수 있는 경영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