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털론' 속 난무하는 '說,說,說'
'깃털론' 속 난무하는 '說,說,說'
  • 고창일 기자
  • 승인 2005.0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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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씨 혼자 2천만원 착복 가능했나?

김영삼 정권 시절, 홍인길 전 청와대 총무수석이 구속되면서 남긴 이른바 '깃털론'이 제주도청에서 회자되고 있다.
문민정부 시절 '한보철강 금융사기 사건'으로 홍 전 수석을 비롯해 여야 국회의원 4명, 현직각료 1명, 전. 현직 은행장 3명 등이 대출알선. 특혜대출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홍 전 수석이 자신을 '깃털'로 표현, 국민들은 '몸통'이 누구냐에 관심을 쏟았다.

이번 제주도청을 둘러싼 '사회단체 보조금 파문에 이어 수사가 진행중인 관광협회 사건'도 같은 성격이라는 지적이다.
30년 이상 공직생활을 지낸 고위직 인사 두 명이 '2000만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이유로 구속된 사안에 대해 도내 공직사회는 '공무원 조직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비서실장이던 고모씨가 보조금으로 지급된 예산 중 2000만원을 되돌려 받아 이를 10일만에 '경조사 비용' 등으로 사용했고 오모 전 기획관리실장은 독촉전화를 거는 등 공모했다는 혐의다.

이에 공직사회 내부는 '상식론'을 전개하고 있다.
퇴직 후 수령할 연금 만해도 뇌물 수수 규모의 10배 정도인 이들 고위인사들이 무엇 때문에 사후에도 좁은 지역사회에서 '소문이 무성할 것이 분명한 사회단체 보조금'에 손을 댔겠느냐는 점이다.
당사자들이 '개인용도로 사용한 것이 맞다'는 진술과 도청 공직자들의 '총대를 맸다'는 평가 사이에 존재하는 것이 바로 '몸통'이라고 도민들은 보고 있다.

▲도청 고위직 중 누군가 또 대상에 오른다.

사법당국은 관광협회를 파헤치고 있다.
금명(가까운 시일내에) '중간수사발표'를 계획하는 중이다.
이와 관련 관광협회 실무진들은 "협회의 예산에서 실무자들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부분은 전무하다"면서 "이 부분만큼은 무관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관광협회의 예산은 도청에서 파견형식으로 나와 있는 도청 소속 공직자가 맡고 있다.

현재의 국제자유도시관광국, 이전 조직 편성상 관광문화국과 연결돼 있다.
알려진 대로 '수 천만원'대가 빈다면 도청 내부에서 누군가 책임을 져야할 사안임이 분명하다.
금액의 규모상 '구속자'가 또 생겨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도청 공직자들이 나서야 한다.

'수 십년 공직생활 중 이토록 부끄러운 적이 없다.'
도청 한 공직자의 토로처럼 제주 도청을 바라보는 도민들의 눈길이 곱지 않다.
사회단체에 편성한 보조금을 다시 되돌려 받아 '개인용도'로 착복했고 관광협회의 예산사용에도 의혹이 드러났다.
이를 다시 말하면 '도청 내부가 복마전'이었다는 셈이다.

도민의 혈세를 마음대로 주물렀고 그 중 일부는 공직자들이 '꿀꺽'했다는 반증이다.
하지만 제주도는 좁은 지역사회로 다른 어느 지방보다 공무원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노출돼 있다.
공직사회와 도민들이 '몸통론'을 제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윗 선의 지시 없이 이처럼 '무모하리 만치 어수룩한' 사건이 저질러질 것으로 여기는 도민은 극소수다.

도민들은 "도청 내부부터 이를 밝히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사법당국의 발표처럼 '몇 몇이 착복한 것'이라면 공직사회의 부패성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되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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