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젠거리 차량 맘대로 '들락날락'
바오젠거리 차량 맘대로 '들락날락'
  • 윤승빈 기자
  • 승인 2014.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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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업체 다수 펜스 열쇠 소지
상인회 "분실 상태" 대여 부인
행정당국 사실파악 전혀 못해
8일 오전 제주시 바오젠거리. A물류업체의 배달 트럭이 거리 내부로 진입했다. 이 트럭은 곧 ‘차량 진입 통제 펜스’앞에서 멈춰 섰다. 이어 배달원이 나와 열쇠를 꺼내 들고 펜스를 제거하고 바오젠거리 안쪽으로 차를 몰았다.

‘차 없는 거리’인 바오젠거리에는 보행자 사고 등을 예방하기 위해 허용된 시간대 외에는 어떤 차량도 진입할 수 없다. 이를 위해 제주시는 올해 예산 4000만원을 들여 바오젠거리 전 구간에 ‘차량 진입 통제 펜스를 설치했다.

주류 배달 차량 등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 동주민센터나 상인회에서 열쇠를 받아 통제 펜스를 열고 안쪽으로 진입한다.

그러나 이날 연동주민센터와 바오젠거리 상인회에게 확인해 본 결과 열쇠를 빌려간 업체는 단 한 곳도 없었다. 물류업체가 열쇠를 소지한 것이다.

A물류업체 관계자는 “원활한 배송을 위해서는 언제라도 펜스제거를 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습득처는 알려줄 수 없지만 각 배송 업체다마다 펜스 제거 열쇠를 하나씩 갖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누군가 열쇠를 빌려주고 그 열쇠를 대량으로 복사해 업체 측이 소지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에 대해 바오젠거리 상인회 관계자는 “그 어떤 업체에도 열쇠를 소지하게 한 적이 없다”면서 “현재 열쇠는 분실 상태”라고 열쇠 대여 사실을 부인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시설물 유지·관리를 총괄하는 행정당국은 이런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제주시 연동주민센터 관계자는 “일반 물류업체가 열쇠를 보관중이고, 이를 이용해 자유롭게 드나드는 것은 알지 못했다”며 “자물쇠를 바꾸는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매일 윤승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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