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 "제주 아닌 내륙서 대회 치르겠단 속셈"


대한승마협회는 지난 1일 제주대학교 승마장을 방문, 시설 전반에 대한 점검을 마친 후 이에 따른 검토 의견서를 제주도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당시 지적(마사·펜스·경기장 바닥 개선 등)된 사항에 대한 보완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경기장 시설에 대한 문제는 해결됐지만 대한승마협회 소속 일부 시·도 선수들은 말 운송료와 같은 부대 경비와 풍랑주의보 등을 대비한 목포 지역에 임시마사 설치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면 대회 불참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제주도가 난감해 하고 있는 것이다.
통상 국내대회에 참가하는 경기용 말의 가격은 8000만원~3억원 수준. 인천아시안게임 직후 고가의 말들을 이끌고 바다를 건너야 하는 이들 입장에선 장시간 이동 중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변수들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제주도는 “임시마사와 같은 경기 관련 시설은 설치해 줄 수 있다”면서도 “부대비용에 대한 지원은 전례가 없고, 타 종목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기 때문에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체육계에서 조차 이들의 요구는 그간의 관행과 상식을 뛰어넘는 무리한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체육계 관계자는 “요트와 카누 등 대형 장비가 있는 종목 선수들 역시 스스로 운송비를 해결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대회 참가를 미루는 것은 제주가 아닌 내륙에서 대회를 치르겠다는 속셈”이라고 말했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대회 개막 20일이 남은 8일까지 승마종목의 제주개최 여부는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전국 17개 시·도 중 8개 시·도 소속 승마협회는 아직까지 숙소 예약도 하지 않은 상태다.
한편, 예산 60억2500만원이 투입된 제주대승마장은 6만6821㎡규모로 말들이 쉴 수 있는 2동(56실)의 마사와 국제 규격의 실내외 경기장 등을 갖추고 있다. [제주매일 박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