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제주행정의 본산이며 중심축이다. 그렇다면 행정은 무엇인가. 각종 현안의 통합 조정기능을 말함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주도정은 제주의 민감한 현안들을 조정ㆍ조율하고 이를 제주발전의 동력으로 삼아 이끌어 가는 통합조정 능력의 집합체다. 이것은 도민에 대한 제주도정의 책무이기도 하다.
그런데 현실은 이와는 딴판이다. 조정 능력은 실종되고 통합력은 있는지 없는지 조차 모를 지경이다.
최근에 불거진 몇몇 현안만을 봤을 때는 그렇다.
뚜렷한 소신이나 제목소리를 갖지 못하고 이리저리 눈치나 보며 시간만 때우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어서다.
행정계층구조 개편의 문제나 화순항 해군 기지 건설 등 제주의 미래와 도민의 삶에 민감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현안에 대응하는 제주도정의 행보는 도대체 제주도정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헷갈리게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도민의 뜻에 맡긴다”는 그럴듯한 명분으로 직접 나서서 현안을 챙기려기 보다는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발빼기 작전’만 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화순항 해군기지 건설문제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모슬포 비행장 전략기지 추진까지 맞물려 이상한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런데도 도정은 ‘지역주민이나 도민이 결정할 문제’라는 식으로 이에 대해 떳떳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한 정보는 어느 정도 갖고 있는지, 이들 현안에 대한 소신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들 현안이 제주발전과 도민의 삶의 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고민하지 않는다면 누가 도정을 믿고 따르겠는가. 도민들은 제목소리를 낼 줄 아는 도정이 보고 싶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