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소록도에 사는 한센병 환우와 간호봉사대원 29명이 천주교 제주 성다미안회(회장 강승표·이하 성다미안회)의 초청으로 6일 제주를 방문했다.
성다미안회는 1995년도부터 매년 소록도 한센병 환자 초청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20대 청년부터 40~60대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나이대의 환우들이 초청을 받아 제주를 찾았다.
이날 제주에 발을 내딛은 환우들의 표정은 무척 밝았다. 환우들은 봉사대원의 부축을 받으며 제주항 배에서 내려 바다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등 도착 첫날부터 즐거운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난 7월 하순 소록도에서에서 봉사활동을 벌였던 성다미안회 회원들과 반갑게 만나 포옹을 하는 등 회포를 풀기도 했다.
한센병 환우 강모(50·여)씨는 “사진 촬영이 취미인데 소록도에는 찍을 것이 많지 않다”면서 “제주에서 일행들과 함께할 추억을 사진에 담아갈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고 말했다.
다른 환우 이모(68)씨는 “답답한 일상 속에서 제주에 오는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다”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체험하고 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들은 제주에 머무는 1박2일 동안 에코랜드, 절물휴양림, 4·3평화공원 등 도내 관광지 방문과 함께 서커스 공연 관람, 천주교 성지순례 등을 할 예정이다.
이번 환우들의 제주 나들이에는 성다미안회 회원들이 동행하면서 도움을 주고 있다.
김연준 소록도 성당 주임신부는 “제주에 온 환우들의 표정이 밝아 저까지 기분이 좋다”며 “초대해준 다미안회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강승표 회장은 “한센병 환우들이 제주를 방문하기는 쉽지 않은데, 흔쾌히 초청에 응해줬다”면서 “안전하게 제주 여정을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소록도는 전라남도 고흥군과 거금도 사이에 있는 작은섬으로, 이곳에는 현재 한센병 환자 570여 명과 의료진 등 관계자 200여 명 등이 거주하고 있다. [제주매일 윤승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