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책임 떠넘기기 '급급'

모든 경기장 시설 공사를 마무리, 마지막 점검에 나서야 하는 시기 임에도 체전 업무를 총괄하는 제주도전국체전기획단은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면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6일 제주시 사라봉다목적체육관 공사현장은 철골 구조물을 고정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예산 37억원(특별교부세 10억원·지방비 27억원)이 투입된 사라봉 체육관은 다음 달 완공 예정으로 지난 3월 착공됐다.
계획대로라면 전국체전까지 완공될 수 없는 경기장이었지만 체전기획단은 실내 마루공사를 하지 않고, 임시준공을 받은 후 역도경기장으로 활용키로 결정했다. 경기 특성상 마루보단 시멘트 바닥이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 하지만 올 여름 잦은 비 날씨 등으로 공사가 늦어지면서 이마저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대한역도연맹에서 ‘부적합’ 판정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대한역도연맹은 최근 “선수들이 경기장 적응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경기장 변경을 요구했다. 결국 체전기획단은 급하게 신성여고 체육관을 역도경기장으로 사용키로 결정한 것이다.
이와 관련 체전기획단 관계자는 “체전 때 임시준공을 받아 사용할 계획이었지만 날씨 때문에 늦어진 것”이라며 “체전 개회식까지는 공사를 마무리 할 수 있었지만, (역도)연맹의 요청으로 부득이하게 경기장을 옮기게 됐다”는 변명만 늘어놨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해당 시설물은 제주시 스포츠 진흥과가 담당하기 때문에 그쪽에 문의해야 한다”며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였다.
비난 여론에 밀려 설치했던 구조물 다시 철거하는 웃지 못 할 일도 발생했다.
지난달 말 제주도(스포츠산업과)는 제주도체육회관 4층 옥상에 여자선수 기숙사 증축을 위한 공사를 진행키로 하고, 이를 위한 예비 작업으로 체육회관 외벽에 비계(가설 발판 구조물)를 설치했다.
하지만 “전국체전을 앞두고 외관상 좋지 않다”는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제주도는 지난 4일 이 구조물을 다시 철거해야 했다.
모든 공사를 마무리하고 체전 분위기를 고조시켜야 하지만 아직 종합경기장 인근에는 공사가 진행 중인 체육시설을 심심치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제주도복합체육관 북쪽에는 스포츠 클라이밍 경기장으로 사용될 ‘인공암벽’ 공사가 진행 중이며, 지난 7월 강풍에 지붕이 날아가는 피해를 입었던 제주도복합체육관 역시 외벽 보강 공사가 한창이다.
하지만 체전기획단은 “대회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개막일까지는 완료하겠다”는 입장만 되풀이 할 뿐 구체적인 질문엔 ‘제주시’혹은 ‘제주도’ 소간이라며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여 빈축을 사고 있는 것이다.
이와 대해 체육계 관계자는 “지금 시기에는 모든 경기장 공사를 마무리하고, 전기·통신·안전 등 막바지 점검이 진행 돼야 한다”면서 “경기장 공사기간을 개막일까지로 정하는 건 대회를 치르지 않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건 체육인들이 체전 업무에서 배제된 탓도 있다”면서도 “결국 전국체전업무를 총괄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없다는 반증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제주매일 박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