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로 노지감귤 경락가
우려가 현실로 노지감귤 경락가
  • 신정익 기자
  • 승인 2014.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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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과 혼란' 틈타 방울토마토 크기까지 출하
상처과 등 비상품 많아 1만원대로 '불안불안'
지난달 하순부터 출하가 시작된 올해산 노지감귤 유통 시장에 ‘이상기류’가 형성되고 있어 비상이 걸렸다.

1번과 상품 포함 여부 등이 혼란을 빚으면서 단속이 느슨한 틈을 노려 0번과 등 비상품과와 저급품이 버젓이 시장에 유통돼 가격하락은 물론 초기 감귤 이미지를 흐려 놓고 있다.

5일 제주도감귤출하연합회와 제주농협 등에 따르면 지난달 하순부터 서울 가락동 도매시장 등 전국 주요 공영도매시장에 올해산 노지감귤이 출하돼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출하연합회가 공식적으로 가격정보를 공지하기 시작한 지난달 29일 전국 공영도매시장 평균가격은 10㎏ 상자당 1만9700원으로 비교적 무난했다.

작년 극조생 첫 출하가격인 2만3600원에는 못 미치지만, 올해 상품성이 다소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에 비해서는 기대 이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우스감귤 출하가 마무리될 시점이어서 노지감귤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 초기 가격에는 긍정적인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시장의 기대만큼 품질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어 가격 불안과 함께 향후 노지감귤 초기 시장 형성에 부정적인 기류가 우려된다.

서울 가락동 도매법인 관계자들은 “상품 기준이 무너진 느낌이다. 방울토마토 크기의 비상품 노지감귤이 섞여 상장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면서 “이러다간 올해 노지감귤 유통시장에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들 관계자들은 “초기에 출하되는 노지감귤은 가격 형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전제, “최근의 추세로 저급품이 시장에 유통될 경우 단가를 끌어올려야 하는 조생 출하시기에도 가격형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열매 표면이 긁힌 이른바 ‘사비’ 감귤이 상당량 반입되면서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나 제주도농업기술원이 관측조사를 하면서 강풍에 긁힌 ‘풍상해과’가 많아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열매솎기를 해야 하다는 지적이 무색한 대목이다.

출하 물량도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다. 매년 이맘때면 하우스감귤 처리가 막바지로 가기 때문에 노지감귤은 적정 물량이 유통돼야 동반가격 하락을 막을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조언이다.

그런데도 최근 노지감귤 출하량은 이런 우려를 현실화시키고 있다. 지난 4일까지 공식 집계된 상품용 출하물량은 1460t이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배 가량 많다.

출하연합회 공식집계 이전 물량과 택배, 인터넷쇼핑 등을 통해 유통된 물량을 포함할 경우 작년에 비해 엄청난 물량이 도매시장과 재래시장 등에 풀렸다는 얘기다.

이런 현상은 가격으로 연결되고 있다. 지난달 1만9700원에서 30일 1만6700원, 이달 1일 1만3700원, 2일 1만1800원, 3일 1만1200원, 4일 1만1300원 등으로 급락하고 있다.

작년 같은 기간 2만원 안팎과는 차이가 크다. 예상보다 넘치는 물량에 상품성이 크게 떨어지면서 초기 노지감귤 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운 셈이다.

여기에 비상품인 1번과를 상품으로 포함시켜 출하해야 한다는 논쟁이 불거진 것도 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혼선을 틈타 1번과는 물론이고 0번과까지 출하하는 ‘몰양심’이 판치면서 시장의 신뢰를 잃고 있다.[제주매일 신정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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