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어과잉생산 부추길 우려…시 "사업대상 제외 건의"
양식시설 현대화사업과 관련해 양식장 신규 설치에 융자금을 지원하는 지침이 논란이 되고 있다.
광어 생산량 증가 등으로 인한 가격 하락으로 가뜩이나 양식어가가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행정이 신규 양식장 설치에 자금을 지원하면 결과적으로 과잉생산을 부추기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제주시에 따르면 FTA 등에 대응한 양식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12년부터 양식시설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양식시설을 신규로 설치하거나, 노후한 양식장 증·개축 및 장비 구입에 필요한 자금을 융자해 주는 것이다.
이 가운데 신규 시설 지원이 논란이 되고 있다. 구조조정 얘기가 나올 만큼 광어 양식산업이 침체된 판에 행정이 양식장 신규 설치에 저리의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양식시설 현대화사업에 따라 양식장 신규 설치 시 사업자는 최대 64억원까지 융자 지원받을 수 있다. 융자금은 연리 1%에 3년 거치 7년 분할 상환 조건이다.
지난해 제주시 지역에서는 2개소가 양식장 신규 설치 융자금 지원을 신청, 이 중 1개소는 융자 지원을 받았고, 나머지 1개소는 현재 융자심사 중에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3개소가 신규 설치 융자금을 신청했으나, 시장 여건을 감안해 사업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 제주산 광어 평균 출하가격(내수)은 1.1kg 기준 8099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1744원보다 31%나 폭락했다.
내수경기 침체에 양식장 증가로 인한 생산량 확대로 제주산 광어 가격이 생산원가를 밑돌아 양식어가들이 위기상황에 놓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양식장 신규 설치자금 융자는 양식어가의 어려움을 가중하는 것은 물론 양식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최상돈 제주시 양식산업담당은 “광어 과잉생산과 가격하락 등을 고려해 광어 양식장 신규 설치는 지원대상에 제외하는 방향으로 사업 지침을 변경할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고 말했다. [제주매일 한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