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출신 임창우의 환상적인 오른발 크로스가 한국 축구를 아시안게임 결승으로 이끌었다.
지난달 30일 오후 8시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태국과의 준결승전에서 오른쪽 수비수로 선발 출장한 임창우는 전반 40분 정확한 크로스로 이종호의 첫 골을 도우면서 공격에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후 한국은 문전에서 돌파하던 이재성이 얻은 페널티킥 찬스를 주장 장현수가 골로 연결하면서 2대0 완승으로 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다.
앞선 경기와 마찬가지로 임창우는 이날 수비와 공격을 오가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비교적 빠른 축구를 구사하는 ‘난적’ 태국을 맞아 한국은 경기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다.
임창우는 한국 진영을 돌파하는 상대 공격수들을 차단하고, 화려한 개인기에 이은 적극적인 돌파로 답답했던 한국 공격에 활로를 열어주는 역할을 했다. 결국 전반 종료 직전 상대 수비수를 따돌리고 문전으로 연결한 정확한 크로스로 선취점을 얻어내는 역할을 했다.
지난 말레이시와의 조별예선 1차전 코너킥상황에서 헤딩선제골을 기록하며 ‘골 넣는 수비수’라는 별칭을 얻은 창우는 이날도 공격 포인트(도움)를 추가하며, 이날도 공격본능을 드러낸 것이다.
공격수 못지 않은 플레이를 펼친 임창우가 주목을 받은 또 다른 이유는 강한 체력이었다.
짧은 시간 내 조별예선과 토너먼트를 치르면서 주전 대부분은 대회 후반부로 갈 수록 체력의 한계를 드러내기 마련이다. 하지만 임창우는 종료 휘슬이 울리고 팀 승리가 확정되는 그 순간까지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워 쉼 없이 그라운드를 누볐다.
덥고 습한 기후에 익숙한 태국은 후반 들어 한국을 강하게 압박, 추격의 의지를 불태웠지만 번번이 임창우에 막히는 모습이었다.
극한 상황에서 더욱 빛난 임창우의 공·수능력은 28년 만에 금메달에 도전하는 대표팀에 새로운 활력이 되고 있다.
한편, 한국은 북한과 2일 오후 8시 인천문학구장에서 금메달 결승전을 치른다. 아시안게임남자 축구 결승에서 남북 간 맞대결은 1978년 방콕 대회 이후 36년 만으로 당시에는 승부차기가 도입되지 않아 연장접전 끝에 0대0 무승부를 기록한 양 팀이 공동으로 금메달을 수상했다.
하지만 2006년 도하대회(8강)와 2010년 광저우대회(첫 경기) 등 최근 두 차례 아시안게임에선 한국이 모두 승리했다. [제주매일 박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