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자본에 의한 ‘송악산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이 지난 26일 열린 제주도 경관심의위원회에서 조건부 통과 됐다고 한다.
그 ‘조건부’라는 것이 구차하기 이를 데 없다. “조경사업 때 해풍에 강한 큰 나무를 심을 것, 부대시설들을 확충할 것, 콘도 층수를 4~6층에서 4층으로 단일화 할 것, 주된 호텔 8층 건물을 꼭 y형으로 해야 하는지 재검토할 것, 동알오름 쪽 절토(切土) 작업은 3m 깊이로 할 것” 등이다.
물론, 경관심의위원회를 통과했다고 해서 인-허가를 위한 사전 절차가 모두 끝난 것은 아니다. 앞으로도 사전 재해-교통-환경영향 평가를 거쳐야 하며, 도시계획 심의도 받아야 한다. 특히 제주도의회 동의과정도 남아 있다.
그러나 경관심의위가 형식적인 부대조건을 달아 승인 한 것을 보면 환경영향 평가 등 나머지 심의 절차도 결국은 통과 될 것으로 예상 된다.
아마 도의회도 비슷할 것이다. 처음에는 유권자들을 의식, 목소리를 높여가며 추궁하다가 막판에 가서는 슬그머니 동의하고 말 것이다. 과거에도 중요 고비 때마다 그랬으니 이번인들 예외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서귀포시 대정읍에 소재한 송악산은 경관-자연환경-지질-사적(史蹟)면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다. 아직 보전지역으로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그것은 당국의 잘못이지 보호할 가치가 없어서가 아니다.
이러한 송악산 일대 19만1000㎡ 부지에 중국 기업인 ‘신혜원’이 3000억원을 들여 이른바 ‘뉴오션타운’을 건설하려는 것이다.
뉴타운오션에는 호텔405실, 휴양콘도미니엄 55실외에 각종 문화시설, 식당 등을 계획하고 있다. 호텔이나 아파트, 대형 건축물 지구가 아닌 경관·자연환경·사적(史蹟)이 함께 어우러진 송악산으로서는 지나치게 방만한 개발 사업이라 아니 할 수 없다. 말하자면 중국의 거대자본에 의해 송악산마저 희생 될 위기에 놓인 것이다.
제주세계지질공원 재 인증 소식이 전해진 것이 바로 엊그제다. 이에 반항이나 하듯 며칠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송악산 대규모 개발 소식이 전해졌다. 지질 공원에 악영향을 미지지 않을까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