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평생 장애인복지에 헌신
외국 장애인 직접 재활 관심

그러나 여전히 기부 실천은 일부 사람들에 국한돼 있고, ‘나눔 운동’도 명절 등 특정 시기에 집중되고 있다.
제주매일은 기부문화 활성화 및 정착에 기여하는 차원에서 기부 실천에 앞장서고 있는 이들의 ‘나눔의 철학’을 주 1회 소개한다.(편집자 주)
“남 돕는 사람 존경하는 사회분위기 조성해야” 이동한 사회복지법인 춘강 이사장
지체장애 2급, 반평생 장애인복지 헌신 도내 ‘아너소사이어티’ 2호...기부 앞장
최근엔 외국장애인 직업재활사업에 관심 “행정 ‘공동선’ 실현 제1목표로 삼아야“
“남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을 칭찬하고 존경하는 사회 분위기 조성이 필요합니다”
이동한(63) 사회복지법인 춘강 이사장은 “타인 시선을 의식해 기부를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며 기부문화 활성화에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사회 분위기’를 꼽았다.
제주시 건입동 출신인 이 이사장은 장애를 극복하고, 사업 성공을 통해 장애인 권익향상과 복지증진에 헌신하고 있는 사회사업가다.
그는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기부문화 확산에도 앞장서고 있다. 2012년 ‘호암상’ 사회봉사상 상금 3억원(세금공제 1억원 추가)을 공동모금회에 기탁, 도내 아너소사이어티 2호로 이름을 올렸다.
이 이사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성취하는 과정에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자연스레 장애인 복지사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2세 때 앓은 소아마비로 지체장애 2급의 중증장애인이다. 신체적 약점 때문에 일찍부터 ‘자립’ 문제와 싸워야 했다는 그는 고등학교 재학 때 벌써 수도계량기·택시미터기 수리 자격증을 취득, 관련 일을 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조경업, 전문건설업 등에 뛰어들었다.
사업 성공으로 경제적 기반이 다져지자 이 이사장은 1987년 도내 최초의 사회복지법인 ‘춘강’을 설립, 장애인 복지사업을 본격화 했다. 이후 제주장애인종합복지관, 장애인근로센터, 서귀포시장애인종합복지관, 직업재활시설 어울림터, 재활의료시설인 춘강의원 등을 세워 운영 중이다.
그는 반평생을 장애인 복지에 바쳐 ‘장애인의 아버지’로 불린다. 이 이사장은 장애인을 돕는 사업을 하면서도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기부 실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가입이 대표적인 예다. 그는 최근 아프리카 등 경제사정이 어려운 국가 장애인들을 위한 복지사업에 눈을 돌렸다. 그가 기부한 호암상 상금 중 일부는 에디오피아 장애인 의수족 지원사업에 쓰였다. 그는 외국 장애인 직업재활사업을 위해 미로공원 ‘메이즈랜드’(2011년 설립) 수익금 일부를 공동모금회에 적립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기부문화 활성화와 관련해 “기부는 개별적인 인생관 문제이지만 방법을 모르거나, 금액이 적어 눈치를 보거나, 많이 하면 눈총을 받을까 기부를 망설이는 사람들도 있다”며 “남을 돕고 싶다는 자선적인 마음이 들면 주저 말고 즉시 실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행정이나 각 사회 조직체들이 ‘공동선(共同善)’ 실현을 제1의 목표로 삼는다면 ‘나눔의 씨앗’이 확산돼 사회는 더욱 따뜻하고, 그 조직도 가정적인 분위기로 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동한 이사장은 제주도사회복지협의회장, 한국장애인복지관협회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한국사회복지법인대표자협회장으로 있다. [제주매일 한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