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들 '지역 챙기기' 혈안 예결심사 퇴색
초선들 '지역 챙기기' 혈안 예결심사 퇴색
  • 고재일 기자
  • 승인 201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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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우선순위·예산 등 고려 않은 채 '막무가내'요구
시민사회단체 "예결특위 대표성 인식 본연 충실해야"

행정시를 대상으로 한 제주도의회 결산심사 과정에서 지역민원 해결을 요구하는 도의원들의 요구가 봇물 터지듯 나왔다. 지역현안 해결 노력을 나무랄 수는 없으나 일부에서는 정책의 우선순위와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예산 등을 고려하지 않은 막무가내식 요구는 문제라는 지적이다.

30일 속개한 제주도의회 제321회 제1차 정례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좌남수) 제3차 회의에서는 제주시와 서귀포시 등 양 행정시를 대상으로 한 결산 심사가 이뤄졌다. 이번 심사에서는 정례회에서 정책질의와 결산관련 질의를 이어가던 도의원들이 다수의 지역 민원을 쏟아내며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연출했다.

우선 김황국 의원(새누리당, 용담동)이 최근 지역에서 개최된 행사와 관련한 허술한 행정지원을 문제삼았다. 김 의원은 “10년 넘게 진행된 용연야범 행사에 정작 주민들이 참여 방안은 계속된 요구에도 무시되고 있다”며 “내년부터 주민들이 지역행사에 직접 참여하는 방안 마련을 위해 행정이 뒷받침하라”고 요구했다.

월동채소 재배난을 타개하기 위한 장기 대책으로 다소 색다른 주산지 제도 도입이 제시됐다. 고태민 의원(새누리당, 애월읍)은 “본래 성산과 구좌 일대에서 생산되던 무가 애월로 넘어가서 비등한 생산량을 유지하는 것처럼, 양배추도 주산지인 애월과 한림을 넘어 안덕까지 가고 있다”며 “제도적으로 다듬어 원산지를 중심으로 한 집중 지원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시백 의원(교육의원, 제5선거구)은 “나비박사 석주명 선생을 재조명해서 박물관과 기념관을 조성해 학습관으로 활용하고 제2의 이중섭으로 부각시키면 서귀포시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것”이라며 “부시장이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해달라”고 건의했다.

이처럼 의원들이 지역구에 대한 이야기를 쏟아내는 데 대해, 민원을 해결하려는 자연스런 행동으로 보는 시각과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의 추진여부를 즉흥적으로 질의함으로써 예산결산심사의 취지를 퇴색시키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예결특위 의원들은 41명의 도의원들의 대표로 예산심사를 최종적으로 벌이는 만큼 전체 예산의 사용내역과 살림살이를 점검해야 한다”며 “대표성을 가진 예결특위 의원들의 지역구 민원 챙기기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제주매일 고재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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