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조각·디자인 작품 전시후 시민에 판매
[제주매일 박수진 기자]제주시 원도심에 위치한 숙박업소에서 '예술'을 즐겨보는 특별한 행사가 마련된다. 오는 11월 7일부터 내년 1월 30일까지 제주시 동문로터리와 산지천을 잇는 관덕로 15길에서 펼쳐질 예정인 '제주아트페어'가 그것이다.
타 지역을 보면 '아트페어'가 열리는 장소는 호텔이다. 그러나 제주의 경우 40년 이상 된 원도심에 위치한 숙박업소에서 행사가 열린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29일 행사를 주최하는 비아아트(대표 박은희)와 글로컬문화콘텐츠연구소(대표 이장희)에 따르면 행사 취지에 공감한 대동호텔과 동성장, 유성장, 이꼬이, 옐로우 게스트하우스, 더 포레스트 게스트하우스 등 모두 6곳이 자신들의 공간을 기꺼이 내어주기로 했다.
원도심이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성장하고, 많은 사람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명소가 되기를 바란다는 마음이 이들을 움직였다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다.
이들 숙박업소는 옛 추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1971년 대동여관으로 문을 연 대동호텔은 제주 원도심의 랜드마크라 불리는 곳으로, 40년 넘게 여행자들의 쉼터로 이용되고 있다.
옥림여관은 제주에서 처음으로 객실내에 화장실을 만들어 인기가 많았던 곳이다. 지금은 외국인이 많이 찾는 더 포레스트 게스트하우스로 변신했다. 병원을 거쳐 여관이었던 옐로우 게스트하우스는 현재 젊은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게스트하우스가 됐다.
주최 측은 행사를 진행할 '장소'가 정해졌으니 행사에 함께할 '참가자'를 찾고 있다.
행사에 관심이 있다면 다음달 15일까지 이메일(jejuartfair@gmail.com)로 신청서를 보내면 된다. 장르는 회화, 조각, 공예, 디자인 등 어떤 것이든 상관이 없다.
참가자들은 오는 11월 7일부터 9일까지 전시를 하게 되며, 12일부터 장르별로 나눠 판매전시가 이뤄진다. 참가비는 숙박을 포함해 룸부스전 3일은 50만원이고, 전시만 할 경우 30만원이다.
박은희 대표는 "고향인 제주로 돌아오거나, 연고는 없지만 도시의 삶에 지쳐 제주에 정착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이번 행사는 도내 예술인들과 제주이주민들이 한 자리에 모여 소통하는 교류의 장"이라고 말했다.
또 "제주 원도심인 관덕로 15길을 예술을 입힌 매력적인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관덕로 15길은 옛부터 '샛뭇골'이라 불렸다. 현재 유성장 주변의 조그마한 샛길에서 물이 난다고 해서 이같이 붙여졌다. 샛물골은 동문시장에서 옛 제일극장으로 이어지는 길을 일컫는다. 이 인근에는 병원과 가게, 미장원, 목욕탕 등이 있었는데, 가장 성행했던 사업은 '숙박업'이다. 문의)064-702-7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