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도정 공약 ‘재활용’하는 元 도정
앞선 도정 공약 ‘재활용’하는 元 도정
  • 제주매일
  • 승인 2014.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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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6기 원희룡 도정의 공약이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25일 실·국장과 주무과장 등 주요 간부와 공약사업실천위원회 운영위원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 3·6·5약속 실천방안 마련 공약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원 지사가 후보 당시 제시했던 공약에 대해 실천을 위한 구체화 과정을 거친 뒤 가진 첫 공개의 장이었다. 하지만 막상 ‘실체’를 보인 공약에 대해 기대이하라는 평가가 있어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원 지사의 당초 공약은 105개다. 그는 후보이던 지난 5월 비전선포식을 열고 3대 목표·14개 분야·105개 세부공약으로 구성된 ‘3·6·5 약속’을 발표했다. 당시 원 후보는 ‘3가지 약속’으로 협치체제 구축과 제주공동체 복원, 국제자유도시와 특별자치도 완성을 들었다. 그리고 안전·복지·교육·환경·문화·생활 분야의 ‘6가지 약속’과 관광산업, 1차산업, 첨단미래산업, 일자리창출과 사회경제기반 구축,지역균형 발전 등 ‘미래세대를 위한’ 5가지 약속을 발표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원 도정 공약 대부분이 이전 도정에서 해 온 사업들로 채워진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제주 3·6·5약속 실천방안’에 의하면 105개 공약 중 신규 사업은 28개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계속 사업’으로 분류됐다.

이러다 보니 민선 6기가 5기와 다를 게 뭐냐는 의심의 목소리가 들린다. 원 도정이 앞선 우근민 도정과 차별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과 실망감이다. 아울러 신규 공약 사업 중에서도 절반 이상이 교육(7건)과 복지(4건), 환경(4건)에 집중된 반면 문화와 지역균형 발전 분야에는 단 1건도 없어 ‘불균형 공약’에 대한 우려도 일고 있다.

이렇듯 ‘느슨하게’ 공약을 추진해 임기 내에 지역내총생산(GRDP)을 25조 수준으로 끌어 올려 제주의 경제규모를 2배로 늘리겠다는 약속 등이 지켜질 수 있을 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제주의 현안에서 새로움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제주를 바꿔보겠다고 나선 원 도정이다. 그런데 공약 4개중 3개꼴로 이전 도정의 공약을 ‘재활용’하는 셈이다. 도민의 실망감은 당연해 보인다. 대안 마련을 촉구한다. 공약의 최종 구체화 단계에서 차별화된 방안이 담겨져야 함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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