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교사들 기회 박탈… '제식구 챙기기' 비판도
올해부터 '기간제교원 인력풀 제도'가 전면 시행되고 있지만 일부 학교에서 등록된 교원이 아닌 명예퇴직 교사 등을 우선 채용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학교 측은 갑작스러운 공백 발생시 불가피 경력 교사를 채용하게 된다는 입장이지만, '기간제 교원 인력풀제'가 애초 임시교사 채용에 따른 기간단축 등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라는 점에서 명퇴교사 채용은 학교 측의 '제 식구 챙기기'라는 시선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최근 제주시내 모 초등학교는 2학기 개학을 앞두고 한 담임교사가 갑작스레 병가를 내자 다른 초교에서 근무하다 명퇴한 교원을 기간제 교사로 임시 채용했다.
올해 전면 시행되는 '기간제 교원 인력풀 제도'에 따라 해당 학교는 인력풀에 등록된 교원을 우선 채용해야 했지만 이 지침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학교 측은 개학을 코앞에 두고 담임교사가 병가를 내 여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기간제교원 인력풀 제도'는 기존 근무 교원에 육아휴직·출산휴가·병가·연수 등 부재 사유가 발생했을 때 자질을 갖춘 기간제교사를 적기에 채용할 수 있도록 도교육청이 인력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이에따라 긴급 채용 사유가 발생했을 때 교사 선발에 따른 부담을 덜고, 젊은 예비교사들에게 취업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청년 구직난을 해소한다는 이점을 갖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하반기 도교육청의 기간제교원 인력풀 등록 접수에 553명이 몰리기도 했다.
때문에 이같은 일부 학교의 경력교사 채용은 수많은 젊은 미래 교사들의 희망에 찬물을 끼얹고, 학교 스스로 제도를 무용지물로 만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 명퇴교원이 재임용된 사실을 두고는 연금 감소에 따라 이른 퇴직을 선택한 교원에게 다시 일자리를 주는 것으로 판단, 못마땅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여기에 젊은 교사를 선호하는 일부 학부모들은 명퇴 교원의 재임용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 재임용 교사가 아이들의 담임을 맡게 된 한 제주시내 초교의 학부모는 "젊고 열정적인 교사를 원했는데, 나이든 분이 와서 아쉬웠다"며 "굳이 그만두신 분을 요청해서 데려올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제주매일 문정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