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재혁은 지난 24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 달빛축제정원 역도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역도 85㎏ A그룹에 출전, 인상에서 171㎏(2위)을 들어 올렸지만 용상 1·2·3차 시기에서 모두 실패하며 실격 처리됐다
인상 1차 시기에서 165㎏을 신청해 가볍게 들어 올린 사재혁은 2차 시기에서 171㎏까지 성공하며 지난 2003년 송종식의 한국기록(170㎏)을 경신했다. 관중석에선 뜨거운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고, 사재혁은 무리하지 않고 3차 시기를 기권, 용상을 준비했다.
하지만 사재혁이 특기인 용상이 오히려 발목이 잡혔다. 1차·2차 시기에서 207kg을 실패한 사재혁은 3차 시기에서 209kg에 도전했으나 끝내 바벨을 들지 못한 채 무대에서 내려와야 했다.
올해 29세인 사재혁은 강원도 홍천 출신으로 중학교 시절부터 역도를 시작했다. 전국 대회를 휩쓸며 주목을 받았지만 갖은 부상이 늘 따라다녔고, 어깨 수술을 받느라 대학 입학식도 참석하지 못했다.
외로운 재활을 견뎌낸 사재혁은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 선발전에서 한국 신기록을 4개나 수립하며 건재함을 과시했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깜짝' 금메달을 따내며 세계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부상의 악몽이 또 그를 찾아왔다. 어깨를 다쳐 2010 광저우 대회는 참가조차 못 한 사재혁은 2012 런던올림픽에서 2연패에 도전했으나 인상에서 바벨을 들어 올리다가 팔꿈치 인대가 끊어지는 끔찍한 부상을 입었다.
이미 여러 차례 몸에 칼을 댔던 사재혁은 다시 수술대에 올랐다. 올해 제주도청에 입단한 사재혁은 고통의 시간을 이겨냈며 재기를 노렸다. 체급도 85kg급으로 올리면서 인천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따냈다.
사재혁의 다음무대는 다음 달 제주에서 개최되는 제95회 전국체육대회. 수많은 좌절 속에서도 바벨을 놓지 않았던 사재혁의 아름다운 도전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제주매일 박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