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모델 6년차에 '괜찮아 사랑이야'로 연기 데뷔
남들이 보기엔 매순간 '호박이 넝쿨째 굴러온' 인생이다.피아노 전공을 하려고 10년간 열심히 피아노를 쳤는데 고3이던 2008년 "우연히" 슈퍼모델 선발대회에서 출전했다가 입상을 하면서 패션모델로 데뷔했다. 이듬해에는 아시아 태평양 슈퍼모델 선발대회에 출전해 톱5에 들었다.
키가 176㎝다.
모델은 생각도 안 했다던 그는 그렇게 6년간 패션모델로 활동했고 그러다 올초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의 김규태 PD에게 발탁돼 오디션도 치르지 않고 "덜컥" 연기를 하게 됐다.
"패션모델로 활동하면서도 제가 배우가 될 것이라고는, 연예인이 될 것이라고는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다"는 그는 연기 데뷔작이 바로 대박이 나면서 드라마계에서 굉장히 드문 '단체 포상휴가'를 단번에 경험하는 행운마저 누렸다.
'괜찮아 사랑이야'의 태국 포상휴가를 마치고 지난 22일 돌아온 신인 탤런트 이성경(24)을 24일 광화문에서 만났다.

조인성-공효진 주연에 노희경 작가-김규태 PD 조합으로 화제를 모은 '괜찮아 사랑이야'는 방송 내내 광고가 완판되는 등 화제를 모았다. 이 드라마에서 이성경은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자유분방한 여고생 오소녀 역을 맡아 이광수와 연인으로 호흡을 맞췄다.
"드라마를 보면서도 내가 진짜 연기를 한 건지 안 믿겨졌다"는 이성경은 "오소녀를 연기하는 동안 너무 행복해서 눈물이 날 정도였다. 모든 선배님들이 다 너무 잘해주시고 사랑해주셔서 가슴이 먹먹했고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었다. 다시는 '괜찮아 사랑이야' 같은 작품을 만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런 작품을 만나기 힘든 게, 단적으로 키 176㎝의 여배우가 작품에서 튀지 않기란 웬만해서는 힘들다. 그런데 '괜찮아 사랑이야'는 그의 상대역인 이광수가 190㎝인 것을 비롯해, 조인성이 187㎝, 공효진이 172㎝라 이성경의 큰 키가 작품에 전혀 방해되지 않았다.
직접 만난 이성경은 주변에서 단번에 눈길을 끌만큼 길쭉했는데, 가뜩이나 큰 키에 7~8㎝는 되는 하이힐까지 신고 나왔다.
"극중 여고생이라 높은 굽을 못 신었고 이광수 선배가 워낙 큰 덕분에 작품 속에서는 내가 아담해보여 너무 좋았다"며 웃은 그는 "하지만 평소에는 나도 하이힐을 신고 싶다. 다리가 더 길어보이고 날씬해보인다"고 말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지도해주신 덕분"이라는 그는 "얼결에 연기하게 됐지만 이제는 이게 또 내가 갈 길인 것 같다. 나를 발탁해 연기의 기회를 주신 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해보겠다. 이 작품을 안했으면 어찌할 뻔 했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내달 다시 패션모델로서 런웨이에 선다. '괜찮아 사랑이야' 전과 후 모델 이성경에 대한 시선은 사뭇 다를 것이다.
부모님이 '성경처럼 살아라'는 뜻으로 '성경'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는 이성경은 "물론 과분한 사랑을 받아 여기까지 왔지만 나라고 왜 힘든 순간이 없었겠는가. 좌절의 순간도 많았다. 하지만 매사 긍정적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자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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