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기강해이 ‘심각’ 대책은 ‘뒷북’
공무원 기강해이 ‘심각’ 대책은 ‘뒷북’
  • 김동은 기자
  • 승인 2014.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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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경 여성 몰래 찍다 적발·소방직 인사 브로커도 ‘구속’
소방안전본부 뒤늦은 강경책···제주경찰·검찰도 ‘흔들흔들’

최근 간부 공무원들의 각종 범죄가 잇따라 터지는 등 공직기강 해이가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예방 조치에는 소홀한 채 파장이 커진 뒤에야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으면서 ‘뒷북 대응’ 논란도 일고 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여성의 신체 부위를 몰래 촬영한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모 소방서 소속 정모(35) 소방경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정 소방경은 지난 13일 오후 4시25분께 제주시 일도1동 동문로터리 인근에서 자신의 스마트폰을 이용해 지나가는 여성의 특정 신체 부위를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는 제주도 감사위원회에 경찰의 수사개시 통보가 이뤄짐에 따라 정 소방경을 19일자로 직위 해제했다.

또 제주지방검찰청은 소방직 인사 청탁 의혹과 관련해 공무원 가족으로부터 돈을 받고 승진 청탁을 시도한 혐의(알선수재)로 브로커 손모(59·여)씨를 구속하는 등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소방안전본부는 18일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긴급회의를 갖고 공직기강 해이 근절과 현장활동 수행 부적격 직원 관리 등 분야별 대책을 발표했다.

소방공무원이 승진 청탁을 하거나 중대한 품위유지 위반 행위를 할 경우 인사상 불이익은 물론 파면·해임·강등·정직 등 중징계를 각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뒷짐만 지고 있다가 문제가 터지자 뒤늦게 공직기강 확립 대책을 마련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5일에는 제주동부경찰서 소속 고모(56) 경위가 같은 부서 동료 여직원을 흉기로 협박한 혐의로 자신이 근무하는 경찰서 안에서 긴급 체포돼 파문이 일었다.

같은 달 2일에는 서귀포해양경찰서 소속 심모(31) 순경이 서귀포시 지역 한 단란주점에서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다 이를 말리던 상관을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앞서 지난 8월 13일에는 제주시 이도2동의 한 음식점 앞에서 현직 제주지검장이었던 김모(52)씨가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경찰에 현행범 체포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처럼 누구보다 모범을 보여야 할 간부 공무원들이 자신의 신분을 망각한 채 범행을 저지르면서 공직사회 내부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시민 김모(42)씨는 “공무원들이 스스로 무너뜨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뒷북 대책이 아닌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보다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주매일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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