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그동안 개인 사찰(寺刹)들에 대해서는 예산을 펑펑 쏟아 부으면서 후하게 지원해 왔다.
이 때문에 올해 상반기 내내 제주도의 민간 사찰에 대한 특혜시비가 끊이지 않았었다. 특정 민간 사찰 4군데에 적게는 3억 원에서부터 많게는 6억3000만 원까지 모두 20억여 원을, 출처와 가치도 명확치 않은 돌부처 등의 보호 명분으로 지원했으니 논란이 일수밖에 없었다.
이와는 달리 500여 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으며 제주도 지정기념물 제43호인 서귀포시 하원동 소재 존자암은 대웅전 등의 부식 현상으로 위태함에도 최근까지 방치해 두고 있었다고 한다.
개인 사찰들에 대해서는 도민 혈세를 펑펑 쓰면서 막상 도민 혈세를 써야 할 존자암은 그동안 방치했다니 도대체 당국이 제정신인가.
존자암은 적어도 1530년에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까지 오른, 기념물이기 전에 귀중한 문화재이다.
이 존자암지(尊者庵址)에는 대웅전과 국성제각, 요사채, 종무소 등이 있는 데 이들 건축물들이 기둥이 부식되고 기와가 뒤틀리는 등 상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당국자는 긴급 보수계획을 세우고 있다지만 이제야 서둘 일이 아니다. 제주도 당국이 민간사찰에 대해서는 재빠르게 특혜지원을 하면서 존자암에 대해서는 외면한 이유가 무엇인가. 차마 예산 때문이라고 말하지는 못할 것이다. 참으로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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