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급증하며 현실 안주

16일 제주도관광협회 등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제주를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6만 7900여 명에 그쳤다. 지난해 동기 대비 24.4% 감소한 실적으로 이 같은 추세라면 연말까지 10만명 유치도 어렵지 않겠냐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일본 인바운드 시장의 불안감은 지난해 12만 8879명을 유치하는데 그치며 커지기 시작했다. 2012년 18만 357명이던 일본인 관광객이 지난해에만 28.5%나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일본 시장의 마이너스 성장은 25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불과 몇 해 전까지 흥행하던 일본 시장이 사실상 산산조각 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유치 실패는 엔저와 냉랭하기만 한 한·일 관계가 지속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소비세 인상, 안전문제 등이 방한 패키지 수요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본여행업협회(JATA)가 지난 4월부터 자국 젊은 층의 해외여행 수요를 국내 수요로 돌리기 위해 ‘일본에서 마음껏 놀자’캠페인을 벌인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자리한다.
여기에 여객선과 지하철 사고가 더해져 고령층 방한상품 구매 저하 및 수학여행/인센티브단체의 방한 취소도 이어졌다는 평가다.
하지만 제주도 등 관광당국은 별로 개의치 않는 분위기였다. 여행 및 관광업계 당사자들만 속을 끓여 왔다는 것이다. 일본의 빈자리를 중국시장이 넘치도록 채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시장 덕택에 전체 외국인 관광객 수가 급증하다 보니 ‘너 없어도 잘만 된다’는 인식이 자리 잡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 인바운드 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제주도 등은 상황이 이렇게 될 때까지 도대체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하며 “정치·경제·외교적 문제에서 파생됐으니 어쩔 수 없다는 소극적, 책임회피성 상황인식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여행업계 관계자는 “일본 인바운드 시장이 가라앉은 것은 악재가 계속해 불거져 나오기 때문”이라며 “수요 회복을 위한 다각적인 유치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뾰족한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한편 17일 제주도 등 관광당국과 업계가 한자리에 모여 극심한 침체를 보이고 있는 일본시장 회복을 위한 간담회를 갖고 대응방안을 논의할 계획이지만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제주매일 진기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