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박모(31·제주시 도남동)씨는 최근 모기 때문에 잠을 설치기 일쑤다. 팔과 다리는 물론 얼굴에도 모기에 물려 연신 긁어댈 수밖에 없다.
박씨는 “한 여름에도 잘 보이지 않던 모기가 요즘 부쩍 늘었다”며 “잠을 자다가 모기 때문에 몸을 뒤척일 때가 한두 번이 아니”라고 말했다.
주부 양모(38·여·제주시 건입동)씨도 “이달 초부터 아기가 자꾸 모기에 물려서 집안 곳곳에 모기향을 설치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로 접어들었지만 때 아닌 모기가 극성을 부리면서 시민들이 밤잠을 설치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다.
16일 제주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모기 채집 수는 첫째주 611마리, 둘째주 260마리, 셋째주 221마리, 넷째주 193마리로, 점차 줄어들고는 있지만 예년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이처럼 모기가 늘어난 것은 잦은 비날씨로 인해 모기 유충이 서식하기 좋은 물웅덩이가 곳곳에 생겨났
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 낮은 덥고 아침·저녁은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집으로 들어오려는 모기가 많아진 것도 모기에 물리는 시민들이 늘어나는 원인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시민들이 뒤늦게 모기향을 피우는가 하면 예년 같으면 모기 관련용품이 판매대에서 사라지기 시작하는 시기인 9월에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때 아닌 가을 모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여름철 비날씨로 인해 주춤했던 방역 활동도 바쁘게 이뤄지고 있다.
제주보건소는 현재 소독차량 6대를 이용해 시내 하천과 하수구, 골목길에 대해 주간은 물론 야간에도 방역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제주보건소 관계자는 “자생단체로 구성된 주민자율방제단과 함께 집중 방역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매일 김동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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