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協治’ 아닌 ‘狹治’로 가는 원희룡 道政
‘協治’ 아닌 ‘狹治’로 가는 원희룡 道政
  • 제주매일
  • 승인 2014.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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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치(協治)’는 원희룡 지사의 선거공약이다. 그러나 취임 3개월째를 맞은 원희룡 도정은 협치 아닌 ‘협치(狹治)’로 가고 있다. 산하 기관장 8명 중 6명을 교체한 것이 그것을 실증(實證)하고 있다.
협치와 인사탕평을 여러 차례 강조해 온 원희룡 도정은 아닌 게 아니라 첫 공무원 인사 때는 무난하다는 평을 받았었다. 전임 지사 측근 인사들까지도 중용한데다 줄 세우기, 줄서기 인사를 지양(止揚)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제주도 출자·출연 기관장 인사는 달랐다. 임기 중에 있는 8명의 기관장 중 제주테크노파크 김일환 원장과 제주여성가족연구원 김혜순 원장을 제외한 6명을 대거 교체키로 한 것이다.
물론, 임기 중인 기관장 대거 교체에 대한 명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제주도 출자·출연기관들의 발전을 위해 전문성 있고 일 잘 할 수 있는 인사들을 공모에 의해 기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명분을 내세워 기관장들을 교체한 것은 원희룡 지사가 처음이 아니다 다른 도지사들도 줄 서기한 선거공신들을 중용하기 위해 똑같은 명분을 내세우고 임기 중인 인사들을 물갈이했다. 2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적폐다.
때문에 협치와 인사탕평을 강조 해 온 원희룡 지사에 대한 도민들의 기대는 자못 클 수밖에 없었다.
원희룡 지사만큼은 제주도가 출자·출연한 8개 기관장의 임기를 보장해 선거공신 줄 세우기의 적폐를 없앨 것으로 믿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희룡 지사 역시 마찬가지였다. 결국 8개 기관장들에게 일괄 사표를 받았고 그 중 6명의 사표를 수리했다. 교체 된 일부 기관장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원희룡 지사는 협치를 성공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친 셈이다.
만약 원희룡 지사가 8개 기관장의 사표를 제출 받거나 수리하지 않고 임기를 보장, 해묵은 적폐를 날려버렸다면 “역시 원희룡 지사는 다르다”며 호평을 받고 있을 것이다.
6개 기관장 교체와 관련된 명분을 누가 믿겠는가.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한 명분일 뿐이라고 도민들은 생각하고 있다.
원희룡 도정은 지사가 갈릴 때마다 임기  중인 기관장들을 밀어내고 선거공신을 기용하는 20년 적폐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모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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