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 소음 때문에 못살겠다.”
“공사장 소음 때문에 못살겠다.”
  • 박민호 기자
  • 승인 2014.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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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공사 소음 피해 급증...대책 마련 시급

▲ 최근 연동 지역을 중심으로 호텔 신축이 늘면서 관련 민원도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제주시 연동 호텔 신축 현장. 박민호 기자
최근 제주시 연동 지역을 중심으로 호텔 신축 붐이 일면서 관련 민원도 급증하고 있지만 이를 해결한 마땅한 제도적 장치가 없어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4일 찾은 제주시 연동 외국계 분양형 H호텔 신축현장. 원룸, 도심형오피스텔, 상가 등이 밀집 지역 한 가운데 지하 5층, 지상 10층 규모의 호텔이 건설되고 있다.

해당 공사장에선 대형 드릴을 이용,  철골(H빔)구조를 땅에 세우기 위한 사전 작업인 터파기 공사가 한창이었다.

벌써 한 달째 인근 주민들은 공사장에서 새어나오는 소음과 진동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공사장과 마주한 한 업체는 창문이 흔들려 누수까지 발생하는 상황. 참다못한 주민들은 최근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공사 시행사와의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소음·진동 민원을 해결해 달라며 시행사로 두 차례 공문을 보냈지만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달라”는 어처구니없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에 비대위는 지난 3일 저녁 7시 제4차 비대위회의를 개최,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 모인 주민들 사이에선 자연스럽게 공사장 관련 불만이 터져 나왔다.

‘진동과 소음으로 일상생활이 어렵다’는 A씨와 ‘비산 먼지 때문에 창문을 열 수도 없다’는 B씨, 심지어 ‘소음 스트레스로 병원치료를 받고 있다’는 C씨까지 모두가 인접 공사장에서 나오는 소음과 진동 피해로 빚어진 일이었다.

김만철 비대위원장은 “앞으로 최소 수개월간 지하 굴착 공사에 따른 소음이 계속될 것”이라며 “주민들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으며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데, 어느 누구도 우리에게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제주시로 접수된 소음 관련 민원은 710건. 이중 공사장 민원은 609건으로 전체 소음 민원의 85.7%에 이지만, 행정처분을 받은 업체는 27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소음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제주도는 지방환경조정위원회를 구성, 민원 조정에 나서고 있지만 복잡한 신청 절차와 장기간 이어지는 조정기간으로 민원인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공사장 소음 인한 피해를 해결받기 위해선 신청(민원)인이 직접 모든 자료를 수집·제출해야 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지방환경조정위에 접수된 이후에도 9개월에 이르는 조정기간은 민원인들을 지치게 만드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 기간이면 사실상 공사가 마무리되다보니 지방환경조정위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실제로 올해 지방환경조정위에 접수된 소음관련 민원은 모두 4건으로 이중 2건만 합의됐고, 나머지 2건은 아직도 계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 관계자는 “지방환경조정위는 어느 한 쪽 입장이 아닌 양측의 입장을 듣는 일종의 법원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조정 기간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매일 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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