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축산 농가 경영비용 부담 등 이유 사육 꺼려
"수정란 이식은 임신율 낮고…출산해도 지원적어"
천연기념물 지정 후 업무과다로 추진속도 지연
‘제주 흑우’가 지역 고유의 명품으로 육성되고 있지만 갈 길은 멀어 보인다."수정란 이식은 임신율 낮고…출산해도 지원적어"
천연기념물 지정 후 업무과다로 추진속도 지연
이는 제주도가 제주 흑우의 사육기반 확충과 명품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축산 농가가 경영비용 부담 등으로 인해 사육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올해 사업비 122억700만원(국비 21억7100만원, 지방비 62억9800만원, 기타 37억3800만원)을 들여 한(흑)우 송아지 기반시설 지원, 품질 고급화 및 선진기술 교류, 흑우 대량증식 등을 추진하는 ‘자유무역협정(FTA) 대응한 경쟁력 있는 한(흑)우 산업 기반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특히 제주도는 올해 제주 흑우 증식과 유전자원 보존을 통한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한 수정란 이식 사업에 대한 물량 목표를 지난해보다 무려 58% 늘어난 200마리로 세우고 지난 4월부터 제주흑우 수정란 이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앞서 제주도는 2012년에 마련한 ‘제주 흑우 명품 브랜드 육성 및 산업화 계획’을 통해 2016년까지 133억원을 들여 연차적으로 제주 흑우 사육기반 확충과 명품화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제주 흑우 수정란 이식 사업 추진 실적은 27일 현재까지 목표 대비 30.5%인 61마리에 그치고 있다.
연도별 추진 실적도 2011년 197마리, 2012년 192마리, 2013년 126마리로 매해 감소하는 추세다.
이는 흑우가 한우보다 사육기간이 10개월 정도 길어 150만원 정도의 사료비가 더 들어가고, 같은 월령을 비교했을 경우에도 체중이 100㎏ 정도 적게 나가 200만원 정도 손해를 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제주도가 제주 흑우의 산업화를 위해 매년 수십억원의 혈세를 들이면서도 정작, 축산 농가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는 ‘허울뿐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 축산 농가 관계자는 “제주 흑우 수정란 이식의 경우 임신율도 낮고 어렵게 임신을 해서 출산을 하더라도 지원되는 것은 고작 장려금 30만원 뿐”이라며 “행정이 흑우에 대한 산업화를 부추기면서 정작 농가에 필요한 사료비 지원 등은 뒷짐만 지고 있어 제주 흑우의 산업화가 침체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지어 제주 흑우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후 관련 공무원의 업무는 2~3배 정도 늘어났지만 인력 충원은 없어 업무량 과다로 사업 추진 지연마저 발생하고 있어 체계적인 대책 마련마저 절실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흑우와 관련한 업무는 현재 연구사 1명이 수정란 이식과 유전능력 개량 추이 분석 등을 하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축산 농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원 정책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매일 고권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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