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체류시간 다른 관광 프로그램 운영 기회없어"
제주 자연·문화 의미 담은 테마별 상품 개발 필요"
제주를 방문한 크루즈 관광객이 선택한 인상 깊은 관광지 1위가 ‘면세점’인 것으로 조사돼, 현 크루즈관광 실태를 여실히 보여줬다.
27일 제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지난해 3월부터 1년여 동안 제주를 찾은 크루즈 관광객 1104명을 대상으로 벌인 관광객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27.1%가 가장 인상 깊은 관광지로 ‘면세점’을 꼽았다.
이어 용두암 17.2 %, 테마파크·박물관 15.2%, 성산일출봉 12.6%, 해양경관 9.3%, 동문시장 7.7% 순으로 조사됐다.
크루즈 관광객의 주요 쇼핑 품목은 화장품 41.0%로 가장 많고, 이어서 식료품 26.5%, 과자/간식류 10.8%, 기념품 10.4%, 보석/액세서리 8.2% 순이었다.
쇼핑장소는 신라면세점이 21.5%로 가장 많았고, 전통시장 19.9%, 롯데면세점 16.2%, 토산품 면세점 11.8% 신제주 상점가 8.6%, 대형할인점 7.7%, 중앙로 상점가 7.1%로 나타났다.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 면세점과 대형할인점을 주요 쇼핑장소로 이용하고 있음이다.
이날 제주그랜드호텔에서 막을 올린 제2회 제주국제크루즈포럼과 연계해 마련된 ‘해양관광국제세미나’에서 ‘제주방문 크루즈 관광객 현황과 정책적 시사점’에 대해 주제발표에 나선 서용건 제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도 이 같은 문제를 꼬집었다.
서 교수는 “기항지에서의 짧은 체류시간 동안 여행사가 면세점 등의 쇼핑을 통해 이익을 취하는 구조에서 다른 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할 기회는 희박할 수밖에 없다”며 현 크루즈관광 시장의 특성을 설명한 뒤, 테마별 상품 개발 등을 주문했다.
그는 우선 “제주가 동아시아 크루즈 허브 기항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크루즈 전용 항만시설과 함께 장기적으로 항공 및 크루즈를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을 위한 타당성 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크루즈 상품개발은 약 2년 전부터 항로를 개발하고 비교적 오랜 기간 모객에 나서기 때문에 거시적인 마케팅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제한된 시간이지만 지역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장소 및 관광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 같은 지역관광 프로그램을 여행사가 이용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면세점 위주의 단순한 쇼핑관광 및 시간 내 방문 가능한 관광지 코스 등에서 벗어나 제주의 자연과 문화를 의미 있게 체험할 수 있도록 테마별 상품 개발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제주매일 진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