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수용품마련 '아득'…노동청 "악덕 업주 단속"
[제주매일 진기철 기자]강모(43)씨는 2주 앞으로 다가온 추석이 달갑지 않게 됐다. 최근 3개월간 임금체불로 인해 가계사정이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강씨는 “회사 사정으로 인해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취업난으로 인해 선뜻 그만둘 수도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며 “추석 전 회사 사정이 좀 풀려 일부라도 해결이 됐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민족 최대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임금 체불로 고통을 겪고 있는 근로자들의 한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25일 광주고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도과에 따르면 올 들어 7월 현재까지 발생한 도내 근로자들의 임금체불액은 60억6300만원(1428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1인당 체불액은 425만원으로 전년 동기 400만원 대비 6.3% 증가했다.
이 가운데 44억400만원(970명)은 지도해결 됐지만 15억1800만원(411명)은 합의점을 찾지 못해 사법처리 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1억4100만원(47명)은 청산을 지도하고 있지만 해결여부는 미지수다.
업종별 체불액은 운수창고 및 통신업이 28.2%로 가장 많고, 건설업 17.1%,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13.6% 등의 순으로, 건설분야 사업장의 경우 매년 체불액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모(36)씨는 “임금체불로 인해 당장 필요한 생활비는 물론 추석 때 고향 방문을 위해 필요한 각종 경비와 제수용품을 장만하기에도 어려운 형편”이라며 “아내와 아이들을 볼 면목이 없다”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 광주고용노동청 관계자는 “추석을 앞두고 검찰 등과 ‘체불임금 청산지도 전담반’을 운영, 악덕 임금체불 사범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일 계획”이라며 “고액 체불사범 가운데 고의적으로 청산을 지연하거나 도주우려가 있는 사범에 대해서는 사법처리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