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억들인 프리미엄 생수
연매출 고작 6000만원
배보다 배꼽 큰 '헛발질'
8억들인 프리미엄 생수
연매출 고작 6000만원
배보다 배꼽 큰 '헛발질'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4.0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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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수' 판매 성적 초라…수출실적은 아예 없어
소비자가격 비싸 외면…시장 연착륙 방안 시급

[제주매일 이정민 기자] 제주도개발공사(사장 오재윤)가 ‘에비앙’, ‘볼빅’ 등 세계적인 프리미엄 생수와 경쟁하기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한라수’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일 제주도개발공사에 따르면 ‘한라수’는 지난해 4월 서울 반얀트리호텔에서 김재윤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당시 민주당)과 우근민 제주도지사와 양원찬 제주서울도민회장을 비롯한 각계 인사 등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행사를 갖고 출시됐다.

도개발공사가 밝힌 한라수 개발비용은 8억400만원으로, 광역경제권 사업에 선정되며 기획재정부로부터 (국고)지원을 받아 추진됐다.

특히 한라수 용기 디자인에만 약 8억원 가량이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출시된 이후 올해 6월말까지 1년 여 동안 판매된 한라수는 고작 66t으로 매출액은 62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출 실적은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막대한 디자인 비용을 들이고 삼다수 생산라인 일부 개선하며 국내·외 프리미엄 생수시장에 우뚝 서겠다고 내놓은 제품 치고는 초라한 성적이다.

또 한라수는 페트병 3종(330㎖, 500㎖, 1.5ℓ)과 유리병 2종(375㎖, 750㎖) 등 모두 5종의 용기로 계획이었지만 현재 페트병 500㎖만 판매되고 있다. 용량을 달리하고 유리병 용기까지 추가할 경우 생산비가 높아져 소비자도 함께 상승하기 때문이다.

한라수의 소비자가는 이마트 기준 500㎖ 1개당 1100원으로 같은 크기의 일반 삼다수 380원의 3배 가량 높다. 삼다수와 같은 물이면서 용기만 달리해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을 내건 한라수의 매출이 적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도개발공사는 그러나 한라수의 부진이 지난해 유통 계약을 맺었던 ‘CJ오쇼핑’의 책임이 큰 것으로 보고 재계약을 포기하며, 최근 다른 지방소재 생수전문유통 업체와 올해 중 800t을 공급하도록 하는 논의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 1년 여 동안 판매 실적이 66t에 불과한 한라수가 올해 말까지 4개월 여 동안 800t이 팔릴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때문에 개발비용으로 수억원을 쏟아 부은 프리미엄 생수 ‘한라수’가 시장에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도개발공사 관계자는 “한라수가 지난해 출시되기는 했지만 지금도 시장 진입단계로 봐야 한다”며 “새로운 유통 업체와 협상이 잘 진행되면 올해 말까지 800t 매출이 가능하고 내년에는 이보다 2배 이상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용기 부분도 유통 업체와 협의를 통해 해결할 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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