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매일 고재일 기자] 제주시 노형동 일대에 추진되던 초고층 빌딩 ‘드림타워’ 사업과 관련해 사실상 불가 방침을 밝히며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하던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투자자인 중국 뤄디그룹(綠地集團, 이하 녹지그룹)이 모처럼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제주도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이날 서귀포시 롯데호텔에서 열린 녹지그룹 이사회를 방문해 그룹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제주 투자에 대한 감사와 환영의 뜻을 밝혔다고 공개했다.
녹지그룹의 초청으로 이사회에 모습을 드러낸 원 지사는 “녹지그룹이 제주에서 이사회까지 개최하면서 제주에 대한 사랑과 투자의지를 재확인해준 점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제주도와 녹지그룹이 상생하면서 같이 성장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녹지그룹은 이날 해외에서는 처음으로 제주에서 이사회를 개최했는데, 미국과 호주 등 전 세계 10여개국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녹지그룹 주주 15명이 참석했다.
원 지사는 이어 “녹지그룹이 제주가치를 발견하고 제주에서 성공한 기업이 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자연과 문화를 잘 보존하면서 개발하는 것이 녹지그룹이 궁극적으로 돈을 더 많이 벌게 되는 방안”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장위량(張玉良) 녹지그룹 회장은 “도지사의 의견에 100% 동의한다”며 “제주자연을 지키면서 개발하고, 도민에게 환대받는 기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한국에 더 투자하라고 했다”며 “앞으로 자연을 지키면서 투자해 녹지가 제주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표시했다.
특히 원 지사가 지난 달 31일 사실상 불가방침을 밝힌 초고층 건물 드림타워 사업을 의식한 듯 “드림타워 사업과 관련해 동화투자개발을 최대한 설득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제주도 관계자는 장 회장의 발언 배경에 대해 “이미 원 지사가 제주의 미래 가치에 걸맞게 드림타워의 고도를 완화할 것을 요청한 상태이기 때문에 녹지그룹이 공동 투자자인 동화투자개발을 상대로 제주도의 개발 방침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정중하게 표시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원 지사에게 상하이 본사를 방문해달라며 초청을 제의했으나, 원 지사는 “녹지그룹과 잘 협의해 머리아픈 문제를 해결하고 도민들이 환영하는 분위기 속에서 상하이 녹지그룹 본사를 방문하는 기회가 오기를 바란다”며 즉답을 피했다.
녹지그룹은 19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사장 김한욱, JDC)와 서귀포시 동홍동과 토평동 일대에 조성중인 헬스케어타운 사업의 일부 용지(31만3275㎡)에 대해 추가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해당 부지는 과거 JDC가 다른 중국기업과 MOA를 체결했다가 무산된 곳으로, 녹지그룹은 이 부지를 인수해 전문 병원 등 의료시설을 포함한 기타사업까지 사업을 확장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