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한방한준비위원회(위원장 강우일)는 제주 최초의 신자이자 순교자인 김기량(1816~1867, 사진)이 복자(福者)가 된다고 14일 밝혔다.
오는 18일까지 방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국내 천주교 순교자에 대한 시복식을 주례하는데, 이 시복 대상에 제주출신으로는 김기량이 유일하게 포함됐다.
시복식은 순교자나 교회가 인정하는 사람을 복자품(福者品)에 올릴 때 행하는 의식으로, 복자는 천주교에서 성인(聖人)다음으로 존경받는다.
한편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출신인 김기량은 바다로 나갔다가 풍랑을 만나 표류, 동료들을 모두 잃고 중국 광동 해역에서 영국 배의 구조를 받았다. 80여 일 동안 이 곳에서 머문 김기량은 신학생 바울리노에게 교리를 배워 제주에서는 처음으로 첫 번째 신자가 됐다.
1860년 가족을 중심으로 20여 명을 입교(入校) 켰고, 자신의 배에서 일하는 선원들에게도 교리를 가르쳐 예비신자가 되게 했다. 1866년에는 천주교인이 40여 명으로 늘어났다.
1866년 병인박해가 일어난 직 후 무역을 하러 통영으로 나간 김기량은 이 곳에서 천주교 신자라는 사실이 밝혀져 체포됐다. 수차례 문초와 형별을 받았으나 굴하지 않고 굳게 신앙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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