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는 취임 초부터 늘 탕평인사, 협치 인사, 일 중심 인사, 능력 위주 인사를 얘기해 왔다. 아마도 지난 20여 년간 제주도 공직사회가 선거공신 중용, 공무원 줄서기-줄세우기-편가르기 인사 등으로 과거 홍역을 치렀거나 현재 치르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그러한 인사 방침을 구상했을 것이다.
그러나 막상 취임 후 첫 정기인사를 하면서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다. 종전 같았으면 선거에 공이 있는 사람, 직접 줄을 잘 세운 사람, 알아서 줄을 잘 선 사람 순으로 승진도 시키고 보직-전보도 시키면 별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제주도의 모든 공무원들은 중립적인 사람들도 많지만 장기 집권을 한 전직 지사들의 사람들도 많다. 거기에다 제주도의 경우 ‘인사 풀’이 한정돼 있다. 그래서 이번 인사에서 실-국장급은 물론, 사무관급 이상을 싹 바꾼 것은 잘한 일이다. 선거 공신 인사, 줄서기-줄세우기 인사를 배제했기 때문에 가능했으리라고 본다.
일부 인사에서는 김태환 맨이 어떻고 우근민 맨이 어떻다는 평도 있지만 한정된 인사 풀 때문에 탕평 인사, 협치 인사를 위해서는 그것은 어쩌면 숙명일 수도 있다. 다만 협치정책실의 경우 실장에 비(非) 제주출신을 별정직으로 발탁해 대 도민 협치 역할에 의구심을 낳게한 것은 옥의티다. 어떻든 원희룡 도정의 첫 인사는 무난한 편이다. 합격 점을 받기에 충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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