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매일 이정민 기자] 제주도가 전국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구제역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을 강화하며 지역 행사는 취소하고 전국단위 행사는 그대로 진행하는 등 일관되지 못한 모습을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11일 제주도에 따르면 12일 오후 제주도 제2청사 회의실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가축사육제한지역 개정을 위한 설명회’가 연기됐다.
제주도는 지난달 23일 경상북도 의성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경상남도 합천으로 확산되고 있어 구제역 확산차단 및 방역을 위해 설명회를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구제역이 확산함에 따라 관련 부서에서 축산(양돈) 농가가 모이는 행사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제주도는 그러나 오는 19~20일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 일원에서 열리는 제14회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한농연) 전국대회에 대해서는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한농연 전국대회에는 전국의 회원(농업·축산업) 및 가족 등 2만5000명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도청 회의실에 도민(축산농민 포함) 100여명이 참석하는 설명회까지 연기할 정도로 차단방역에 주력하는 제주도가 구제역 및 AI의 외부 유입 가능성이 있는 행사는 그대로 치르는 이상한 행보를 보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주도 측은 설명회가 도내 양돈농가들이 주 대상이 되기 때문에 연기를 요청했다면서도 한농연 전국대회는 이미 계획이 확정되고 진행 중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한농연 전국대회가 16년 만에 제주에서 열리고 행사를 주관하는 중앙회 측에서도 모든 것이 준비돼 진행되는 일이어서 연기·취소가 안 된다고 해, 상황이 어렵지만 예정대로 추진해야 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는 한농연 전국대회와 관련 공·항만의 개별 방역 체제를 유지하며 새별오름 진입로 3개소에 차량소독기를 설치하고 행사장 주출입구 등 2개소에는 발판소독조를 설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