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는 “정부·정당 및 언론 등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정무부지사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낼 것”으로 기대했다. 우리도 같은 마음이다. 네덜란드 출신임에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사상 최초의 4강 신화를 이룬 히딩크처럼 강원도 출신 박 부지사도 제주의 ‘신화’ 창조에 일조하길 바란다.
하지만 청문회 과정에서 나타난 박 부지사의 발언에 우려를 떨칠수 없음 또한 사실이다. “MB정부가 제주홀대 인식 제공했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등이 그것이다. 몸은 제주도로 왔는데 시각은 여전히 중앙에 있어 보인다.
MB정부의 제주에 대한 홀대는 인식이 아니라 사실이다. 제주도의 부지사가 되겠다는 사람은 이를 유감이 아니라 팩트(fact)로 받아들여야 했다. 히딩크가 대한민국 축구감독이 되자 최우선 과제를 지구촌 전체가 아니라 한국 축구 발전에 두었듯 박 부지사도 제주도 공무원이 되려면 ‘제주의 시각’에서 손익을 따져야 했다.
그리고 박 부지사가 5년을 같이 했던 이명박 정부에서 제주가 홀대 받은 사례들이 적지도 않았다. 제주도의 ‘역린’인 4·3사건을 서슴없이 건드리며 2009년 제주4·3사건처리지원단을 1개과로 축소시켜버렸다. 이후 4·3 관련 사업도 차질을 빚었다.
2011년 4월 국회를 통과한 제주특별법 개정안도 그렇다. 4단계 제도개선안은 MB정부의 영리병원 도입정책과 연계되면서 3년이나 걸렸다. 이 대통령의 2007년 대선 공약 가운데 하나인 제주신공항 관련 타당성조사 방안이 제4차 공항개발중장기종합계획(2011~2015년)에서 제5차 계획(2016~2020)으로 미룬 것도 MB정부다.
국가 예산의 효율적 집행 등 중앙의 시각에서 보면 타당하다할 수도 있는 이 결정이 제주도의 입장에선 납득이 되지 않았다. 국가 예상보다 이용객이 급격히 늘면서 항공좌석난이 이미 발등의 불인 상황에서 확장 계획을 5년 뒤로 미뤄버렸기 때문이다.
당시 제주 지역 언론과 여론은 강력히 반발했다. 이젠 박 부지사도 이러한 결정에 도민들과 함께 반발할 수 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그리고 제주의 시각으로 업무를 추진, “제주에 사람이 그렇게 없더냐”는 여론을 불식시키고 제주의 발전에 기여하길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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