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은 희망으로, 두려움은 나눔의 행복으로
설렘은 희망으로, 두려움은 나눔의 행복으로
  • 제주매일
  • 승인 2014.08.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허현주(영주고등학교 2학년)
지난달 대한적십자사 제주도지사에 주최한 청소년적십자(RCY) 소록도 봉사캠프를 다녀왔다. 분명 우리와 다르지만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 소록도에서의 4박 5일은 나에게 설렘을 희망으로, 두려움은 나눔의 행복으로 변화시켰다.
소록도에 가기 전 나는 한센병이 과거 문둥병으로 불리던 것이 생각나 ‘내가 과연 소록도에 가서 환자분들에게 봉사를 잘 할 수 있을까? 혹시 봉사를 하다가 한센병이 나한테 전염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걱정스런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 나의 마음은 소록도에 가져갈 빵을 RCY단원 친구들과 함께 만들며 조금씩 설렘으로 바뀌었고,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나눔의 즐거움이 커져만 갔다.
사실 나의 소록도 봉사활동은 죄송한 마음에서 시작했다.
조원들과 함께 마을 봉사를 시작한 첫 날, 한 할머니께서 손짓으로 나를 부르셔서 집으로 들어갔더니 말도 못하시고 겉모습도 나와 많이 달라 순간 겁이 나 다음에 오겠다고 말씀드리고 도망쳐버렸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모퉁이에서 서서 나의 한심스런 행동을 반성하게 됐고, 이 일을 계기로 나는 더 열심히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특히, 눈이 보이지 않는 할아버지 댁을 청소하고 나오는데 할아버지께서 “내가 줄 수 있는 것이 이 것 뿐 없다”며 아껴두셨던 음료수 한 병을 건네주시던 그 때는 마음 한구석에 알 수 없는 뭉클함이 밀려오기도 했다.
나는 이번 봉사활동을 하면서 내 자신을 다시 한 번 돌이켜 생각해 보게 됐고, 무엇보다 남과 다른 겉모습으로 잘못된 사회의 편견으로 혼자 외롭게 지냈던 분들에게 우리가 함께한 시간들이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릴 수 있었다는 사실에 큰 보람을 느꼈다.
몰론 4박 5일이라는 시간은 무엇을 해내기에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는 가장 중요한 나눔의 소중함을 경험했다. 나를 비롯해 함께한 33명의 RCY단원들 마음에도 이번 소록도 봉사캠프는 잊지 못한 추억의 봉사활동이 됐을 것이고, 가슴 속 깊이 나눔의 꽃이 피었을 것이라 확신한다.
나처럼 많은 사람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생소한 나눔에 대해 두렵고 걱정스러운 마음에 머뭇거리기도 하지만 나눔은 하면 할수록, 서로의 마음이 닿을수록 찡한 울림으로 이야기하는 것 같다. 앞으로도 어려운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에 열심히 참여해야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