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달 7일 첫 방송하는 tvN 새 목요 드라마 '잉여공주'는 스스로 잉여라 부르는 취업준비생들의 고달픈 현실을 조명한 작품이다.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잉여공주' 제작발표회에서 만난 백승룡 PD는 "취업준비생들이 자신을 '잉여'라고 칭하지만 세상은 이들을 청춘이라고 부르는 게 현실이다. 취업준비생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서 이 드라마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드라마가 취업준비생들 이야기로만 채워지면 너무 어두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남았다. 고민하던 백 PD에게 디즈니 애니메이션 '인어공주' OST의 가사 "내가 저 세상의 일부가 될 수 있기를"이라는 문장이 귀에 들어왔다.
"캐릭터 하나를 인어공주로 잡아서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요즘에는 흔히들 일등 신랑감을 얻으려면 여자도 일등 신붓감이 돼야 한다고 하잖아요. 인어공주 이야기를 갖고 와서 그런 현실사회를 풍자할 수 있는 느낌의 콘셉트를 잡았어요."
'잉여공주'는 그렇게 인어공주가 인간이 되는 판타지와 취업 준비생이 취업이 되는 '바람'을 버무린 로맨틱 판타지로 탄생했다.
인어공주에서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인간으로 변한 후 '잉여공주'가 돼버린 여주인공 하니 역으로 조보아가, 미술에 대한 열정을 가졌지만 취업난 현실에 허덕이는 남자주인공 현명 역으로 온주완이 출연한다.
백 PD는 캐스팅 배경에 대해 "수면 밖으로 나오지 못한 배우들을 한번 물 위로 끄집어 내보자고 생각했다"면서 "운이 없어서 빛을 발하지 못한 배우들을 뽑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온주완은 10년째 떠오르는 별인데 제가 한 번 진짜 띄워보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인어공주역 캐스팅은 한 달 넘게 고민했는데 조보아 씨를 처음 만나는 순간 인어공주 에리얼 느낌을 받았다. 촬영해보니 조보아 씨가 없었다면 어떻게 찍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온주완(31)은 "지금껏 가장 열정적인 역할을 맡았다"면서 "누구나 겪는 시기의 역할을 맡았다. 긍정적인 제 성경을 최대한 부각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수중 촬영이 많은 조보아(23)는 "수영을 제대로 배워본 적은 없어서 잘은 못 했지만 겁없이 찍었다"며 "키스신에 대한 부담보다는 물속에서 유영하며 인어 연기를 해야 한다는 부담이 더 컸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은 'SNL 코리아'와 '막돼먹은 영애씨'를 연출한 백 PD의 신작이라는 점도 화제를 낳고 있다.
백 PD는 "전세계에 많은 드라마가 있지만 이 드라마는 다르다. 작품 순간순간 갑자기 튀어나올 패러디에 'SNL 코리아' 색깔도 많이 녹여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