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기 관장이 지난 28일 제주대학교에 기증한 제주민속자료와 사료(史料) 등 유물들은 무려 3만여 점. 그가 평생 도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흩어져 있는 것을 수집해 보관해 온 제주의 귀중한 보배들이다.
사라질뻔한 이 제주의 보배들을 발굴·수집하는 데 그는 혼과 몸을 바쳤다. 이 유물들 한 점 한 점이 바로 그의 영혼이요 육체인 셈이다.
올해 79세인 그가 이러한 제주의 민속과 전통문화의 보배들을 수집하기 시작한 것이 대학 졸업 무렵이라니 평생을 여기에 바쳐 온 셈이다.
그는 수집도 수집이거니와 이 민속 유물들을 보존하고 일반인에게 공개함으로써 그 가치를 인식시키기 위해 자비로 사립 제주민속박물관을 세웠다. 그해가 1964년, 한국 최초의 사립박물관을 탄생시킨 것이다.
그러나 이제 50년 역사의 한국 첫 사립 박물관도 “후세들의 제주 역사 인식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민속유물 기증협약 식에서의 진성기 관장 말을 끝으로 마감하게 되었다.
진성기 관장의 ‘아름다운 기증’ 이면에는 또 다른 ‘아름다운 동의’가 있었다. 진 관장을 곁에서 도와 온 큰 딸 영삼, 아들 영택, 며느리 오경림씨 등 세 자녀의 흔쾌한 기증동의(寄贈同意)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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