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출신 고득종(高得宗)은 조선조(朝鮮朝) 당대의 서예 대가이자 명 문장가였다. 현대에 이르러서도 현중화-김광추 등 서예대가들이 쌍벽을 이루면서 어느 지방에 뒤지지 않은, 아니 도리어 더 앞서가는 서예문화를 육성해 놓았다. 그림 또한 변시지와 같은 걸출한 예술가를 배출, 세계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제주화단을 빛내 왔다.
제주를 예향으로 만든 데에는 일단의 유배그룹과 제주가 좋아 정주한 예술가 그룹의 공을 잊어서는 안 된다. 추사(秋史), 이중섭, 이왈종 등 서화가들 외에도 문학인들이 제주에 남긴 예술문화적 업적은 대단하다.
이러한 예향 제주에서 현재 ‘제주도미술대전’을 주관하고 있는 예총과 주최권 이관을 요구하고 있는 미협이 견원지간(犬猿之間)처럼 싸움만 하고 있다. 도민들이 창피할 정도다.
그것도 ‘미술대전’ 이관시기를 제주미협은 2015년, 제주예총은 2016년을 주장, 겨우 1년의 차이를 두고 싸움을 벌이고 있다. 어느 쪽이 양보하든 1년을 앞당기거나 늦추면 모든 것이 풀리는 데 그 정도의 금도(襟度)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면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다.
“지는 게 이기는 것”이라 했다. 예향의 예술가들답게 싸움을 멈추고 겸양지덕을 살려 올해와 같은 ‘도전(道展) 파행’이 없도록 해야 한다. 예비 예술인들에게 피해를 줘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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