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매일 고재일 기자]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사장 김한욱)가 지난 4월 문을 연 제주항공우주박물관(관장 서승모, 이하 박물관)의 입장요금을 대폭 할인하는 한편, 송객수수료 정책 도입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도내 사설 관광지 등 관련업체들은 공기업이 직접 나서서 관광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면서 반발하고 나섰다.
21일 제주항공우주박물관에 따르면 박물관은 ‘영업마케팅 추진 계획’의 일환으로 단체 관광객 유치를 위한 ‘여행사 입금가’와 ‘송객 수수료’ 정책을 도입하기로 하고, 박물관 체험시설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올해 한시적으로 요금을 인하한다. 박물관 측이 현재 고민하고 있는 수수료율은 20% 가량이다.
지난해 제주를 다녀간 수학여행단이 50만 명에 이르고, 박물관 자체가 교육체험이 부각된 곳이다 보니 수학여행단 등의 유입을 활성화하기 위해 제도 도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박물관의 마케팅은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19일부터 다음 달 말까지 할인행사를 갖고 오후 6시 이후 입장하는 고객들은 50% 할인된 요금으로 입장권을 구입해 관람이 가능하도록 했다. 테마관은 올해 말까지 할인 행사가 진행되며 최고 50% 할인된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수수료 정책 도입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을 했던 부분”이라며 “업계 관계자들과 갑론을박의 논쟁이 있기는 했으나 박물관의 최소 운영비 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공기업이 설립한 대형관광지가 단체 관광객 확보를 위한 공격적인 영업에 돌입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업체 난립 등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도내 관광지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한 사설관광지 관계자는 “지금도 몇몇 업체 등이 심하다 싶을 정도로 송객수수료를 받고 있는 곳이 있어도 내부 질서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며 “항공우주박물관의 내부 경영에 대해 뭐라고 할 수는 없으나 공기업이 나서면서까지 관광시장을 갉아 먹을 필요가 있겠느냐”며 반문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항공우주박물관은 워낙 덩치가 큰데다 관람시간도 길어 다른 지역의 관광지 등에 피해를 줄 것이 명백하다”며 “신화역사공원에 각종 테마파크까지 함께 들어서게 된다면 문을 닫는 군소업체들이 줄을 잇게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제주도관광협회 관계자는 “송객수수료 자체가 양성이면 불법으로 볼 수 없는데다 업체의 마케팅 비용으로 간주하는 것이 현재의 관례로 봐야한다”며 “항공우주박물관과 유사한 시설이 없기 때문에 중소규모 관광업체의 피해여부는 아직 단정하기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